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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Dec 03. 2023

받는 걸 고마워하는 사람 찾지말고, 스스로 조절해보세요


'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이다. 한 해를 맞이함과 동시에 마무리가 되는 시기가 되면, 이따금씩 이 단어가 생각나곤 한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것과 반대되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힘들었던 시간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배고프다는 이유로 맛있는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서 속이 좋지 않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되려 일을 그르친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대부분의 고통들은,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지나치게 해 버렸을 때가 대다수이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이유를 들어 지나치게 구속하거나 집착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떠올려보라. 이런 일들은 단지 연인 사이에서만 일어나진 않는다. 가족, 친구, 직장 등 다양한 환경과 장소에서 "상대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영화 '위플래쉬'를 아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소위 '인생 영화'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방식에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을 하든 우리는 어느 정도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것들을 계기로 한층 성장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라는 게 존재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선을 넘어선 압박과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이 무너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떠올려보라. 이것 또한 '과유불급'의 원칙에 반해서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 똑같은 논리지만 여기에 감정이 첨가되면 뭔가 달라진다. 회사에서 직장 상사의 무리한 요구에는 분노하지만, 연인의 무리한 요구에는 분노하지 않는다. 직장에서 누군가 '나'를 조금이라도 바꾸려들면 화를 내는 반면,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을 바꿔야 하는 경우라면 너무나 순순히 수긍해 버리는 것이다. 직장 상사와 연인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나의 의견을 묵살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나를 바꾸려 든다면, 정말로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단지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쏟거나 받는 건, 결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지금' 할 수 있는가가 아닌, '언제까지' 그것을 할 수 있냐는 것에 달려 있다. 또 하나가 있다면 '그것도' 할 수 있는 것인지, '그것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도 중요하다.



현재 당신의 연인이 나를 너무나 좋아해서 매일같이 얼굴을 보려고 찾아온다고 생각해 보라. 물론 며칠, 길면 몇 달 정도는 그런 생활이 행복하고 좋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당신과 연인 또한 서서히 환경이 바뀌게 될 것이다. 학생이었던 신분에서 성인이 되고,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도 관계를 맺게 된다. 그렇다면 처음에 했던 행동들을 꾸준히 유지하는 건 불가능해지게 된다. 만약 유지를 하게 되더라도,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는 자신 또한 받고픈 마음이 자연스레 생기게 된다. 해주는 것에 비해 받는 게 적다고 생각이 들면 서운한 마음이 들고, 그런 것들이 쌓이게 되면 결국 터져버리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과는 다르게 당신은 경제활동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도 관계를 맺는 반면, 당신의 연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하루의 일과가 오직 '당신을 만나는 것'밖엔 없다고 상상해 보라. 과연 그 상대가 처음처럼 매력적으로 보일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차고 넘칠 때 하는 것과, 바쁘고 여유가 없는 상황이지만 시간을 쪼개하는 건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전자인 경우는 상대가 자신에게 해주는 것만 볼 확률이 크지만, 후자는 자신이 받는 것 그 이상을 생각하게 된다. 기념일에 똑같이 꽃 한 송이를 주더라도 몇 달째 집에서 놀고 있는 사람이 주는 꽃 한 송이와, 퇴근 후 서둘러 꽃집에 들러 산 꽃 한 송이는 담고 있는 의미 자체가 다르기 마련이다.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당신의 감정을 함부로 퍼주지 말라. 아무리 좋은 사람이어도 받다 보면 그러한 사실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감정을 퍼주어도 변하지 않을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건, 개인적으론 애초부터 불가능한 전제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정작 자신에게 익숙한 것들에 대해선 당연하게 생각할 때가 있지 않은가? 처음부터 무언가가 불가능한 사람을 찾기보다,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는 게 훨씬 더 빠를뿐더러 서로를 위해서도 좋다는 게 개인적인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너무 서글프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이러한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많이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맛있는 음식이지만 더 먹으면 체할 것 같을 때 음식에서 손을 떼는 것. 어딘가로 놀러 가고 싶지만 최근 컨디션을 생각했을 때 참고 집에서 쉬는 것. 결국 좋아하는 사람을 대할 때 감정을 조절하는 건, 평소에도 자신의 충동을 얼마나 잘 제어했는지와도 연관이 있다. '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현재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그것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되면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 과유불급. 아무리 예쁜 사랑조차, 도를 넘게 되면 집착이 된다는 걸 기억하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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