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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Dec 10. 2023

"지금만 그런 거겠지"란 건, 당신의 착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길 바란다. 유머러스하거나, 열정이 넘치거나, 얘기를 잘 들어주는 등 그들과 관계를 유지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상대가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수록, 그들에게 연락을 하는 횟수는 점점 줄어든다. 언제라도 내가 그 사람을 찾았을 때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한없이 복잡하면서도, 한없이 단순하다. 현재 상황이 불안할 땐 그토록 안정감을 찾다가도, 막상 안정감을 오랫동안 느끼게 되면 다시 한 눈을 팔기 시작한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충만함보다 '또 다른 부족한 면의 공허함'이 커지곤 한다. 그렇게 자신의 빈 곳 하나를 채워주던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그 사람이 채워주고 있던 곳 외에 다른 공허함을 채워줄 사람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몇 번의 갈등 끝에 상대가 떠나고 나서야, 그의 '한결같은 모습'이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뒤늦게 깨닫고 후회를 한다.



시간이 지나도 한결같은 사람들은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그러한 성향을 유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쉽게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해서 그들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 취급'을 한다는 것 말이다. 하지만 하나를 오랫동안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쉬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했다는 증거나 마찬가지다. 물론 이 말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똑같이 적용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흔히 말하는 '좋은 사람'들은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도 타인을 향한 마음이 담겨 있다. 또한 그러한 방식도 자신이 아닌, '상대방을 위한 마음'이 스며들어 있다. 한 음식점에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해보자. 가게에서 가장 멋진 목소리를 갖고 있는 종업원이 아무리 상냥한 목소리로 메뉴에 대해 설명해 준다고 한들, 그것이 의미가 있을까? 입에 침이 마르도록 메뉴 설명을 할 시간에, 말없이 메뉴 사진과 함께 상세설명이 적힌 메뉴판을 찾아 가져다주는 게 손님 입장에선 훨씬 감동일 것이다.



반면 평소 남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은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다. 비슷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동성 앞에서와 이성 앞에서 행동이 정말 달라지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사람을 '급'으로 나누며 강한 사람에겐 굽실대는 동시에, 자신보다 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말과 행동이 막 나가는 사람도 보았다.



앞서 말한 좋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한결같았다. 자신이 타인에게 도움을 준 상황에서 전자는 "운이 좋았다"라고 하지만, 후자는 상대가 자신에게 빚이라도 진 것처럼 행동했다. 반대로 자신이 도움을 받은 상황에서 전자는 감사함을 표하지만, 후자는 감사함보다 자신의 운 없음을 통탄하거나 불평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들 모두 "지금이 그러할 뿐이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예나 지금이나 그들은 한결같을 뿐이었다.






'한결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의 무의식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떠올려 본 적 있는가? 살이 찐 사람들이 지방을 늘리기 위해 해 왔던 행동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쉬지 않고 좋아하는 간식을 먹고, 그에 비해 움직이는 시간은 훨씬 적었을 것이다. 그들 중 대다수는 그러한 '한결같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잠깐씩의 노력을 했을 테지만, 몸에 익숙한 것들을 바꾼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반대로 탄탄한 근육을 가진 사람들 또한 그와 대비되는 행동들을 꾸준히 해왔을 것이다.



현재는 과거에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거울이다. 비만인 사람이 자신이 왕년에 얼마나 몸이 좋았는지를 떠들어댄다고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헤어진 연인이 찾아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용서를 빌었다는 이유로 다시 만나더라도, 대부분은 처음 헤어진 이유로 또다시 이별을 하게 된다.



나는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해 변명하는 말이 잦은 사람일수록 거리를 두는 편이다. 정말로 바뀌고 싶은 사람은 변명할 시간에 과거와는 다른 행동을 하나라도 더 보여준다. 그렇게 과거와는 달리, 정말로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으로 한결같이 꾸준히 살다 보면 어느샌가 그런 사람이 되어 있다. 긍정이 담긴 자기 확언이나 확신, 다 좋다. 그런데 그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실천 없는 말은 모두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이 바라는 그 모습이 되기 위해 작은 것이라도 해보라. 거기서부터 모든 변화가 시작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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