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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Jan 21. 2024

꿈은 있는데, 그래도 놀고 싶어요


사람들은 말한다. "하고 싶은 게 없어서 고민이야"라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하고 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이게 정말 내 길이 맞는지 고민이야"라고. 하고 싶은 걸 찾고, 잘하고 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지금이 나쁘진 않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떠오르질 않아서 고민이야"라고.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는가? 결국 우리는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평생 고민을 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말 자신의 이상형과 사귀게 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면 매일이 행복할까? 오늘은 "내가 원하던 것을 찾은 후"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언가를 바라게 되는 첫 시작은 '돈'이다. 나 또한 그랬다. 당장 수중에 돈이 없으니 '일부터 해야겠다'란 생각이 하루종일 머릿속에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하고 돈이 생기니까 다른 곳으로 눈이 돌아갔다. 이번엔 '독립'이었다. 이미 혼자서 살고 있는 주변 지인들을 보며, 나도 나만의 공간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어졌다. 그래서 독립을 했다. 매달 고정된 비용은 늘었지만,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그런데 그 행복 또한 익숙해졌다. 매일같이 반복된 일을 하다 보니, 재미가 없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내가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며칠 동안 들었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을 찾다 보니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어느덧 글을 쓴 지도 약 2년이 다되어간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살면서 처음 유튜브 촬영도 해봤다. 내가 쓴 글을 잡지나 홈페이지에 사용해도 되겠냐는 문의 메일들도 여럿 받아보았다.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의를 받아보기도 했다. 종종 쓴 글들에 '공감이 되었다'거나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되었다'며 댓글이 달리면,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단지 내가 좋아서 글을 쓰는 것뿐인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현재 내 생활을 주변 지인들에게 하면, 대부분은 부러워한다. 자신도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좋겠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문득 하루를 돌아보면 '이게 정말로 맞는 걸까'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오전 7시 20분부터 출근 준비를 하고 오후 6시에 퇴근해 저녁을 먹고 글 한 편을 쓰고 나면, 빠르면 오후 8시고 늦으면 10시가 이미 지나있다. 미리 샤워를 하지 않고 글을 쓴 후 씻고 난 뒤 누워서 시간을 보면 보통 10시 반에서 11시 사이다. 퇴근 후 쉬는 시간이 길어야 2시간인 셈이다.



보통 유튜브나 SNS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며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힘들지만 그래도 행복해요" 물론 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말을 거꾸로 뒤집어보면 '행복하지만 그래도 힘들어요'가 된다. 나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먼저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원인과 결과만 놓고 보면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수고로움'에 대해선 깊게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말 그대로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하기만 하면, 곧바로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막상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해도 금방 포기하거나 또 다른 걸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한번 떠올려보라.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살면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해봤을 것이다. 그중에서 다른 것들에 비해 재밌다거나, 더 알고 싶은 분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감정을 느낀 이후, 당신은 그것으로 인해 행복을 느끼기 위해 얼마나 당신의 시간을 할애했는가? 행복해지기 위해 얼마나 당신의 여유시간과 에너지와 경제적인 부분을 투자했는가.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아마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이다. 정말로 당신이 좋아하는 걸 찾지 못한 것인지, 좋아하는 걸 찾았음에도 행복해지기 위해 기본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가 말이다.






이제 "좋아하는 걸 해서 행복하다"는 말을 주변의 누군가가 한다면, 그 사람의 일상을 한번 관찰해 보라. 아마 그 말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코 '쉽게 행복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단지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에 비해, 들이는 노력 대비 행복한 감정의 크기가 더욱 클 뿐이다. 한 마디로 기존의 일상을 유지하면서 단지 좋아하는 걸 '아주 약간 한다'라고 해서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하루종일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루고픈 꿈이 있다고 해서, 매일 그것만을 바라고 상상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꿈이 있어도 놀고 싶은 건, 하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다를 바 없다. 다만 하고 싶은 것에 더해 그것을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감정으로 인해하기 싫은 순간을 좀 더 버틸 수 있는 것뿐이다. 좋아한다고 해서 하기 싫은 순간이 아예 사라져 버리는 건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는 뭘 좋아할까'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정말 지금까지 살면서 해본 것들 중에, 단 한 번이라도 다른 것들에 비해 좀 더 즐거운 감정을 느꼈던 게 없냐고. 만약 그런 게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 또는 그것과 비슷한 다른 무언가를 시도해 보면 되지 않겠는가. 어느 정도 당신의 하루 중 일부를 투자해서 그것을 꾸준히 해본 뒤에도 별로라면, 다른 걸 해보면 될 뿐이다. 나도 그런 과정을 통해 현재 좋아하는 걸 찾았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원하던 걸 하고, 원하던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겠는가. '무엇을 하느냐'보다 더욱 중요한 건,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란 것. '좋아하는 걸 한다고 행복해진다'가 아닌, '좋아하는 걸 하면서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행동하고 있는가'를 떠올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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