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그 위에 또
쓰레기가 버려진다.
최초의 쓰레기 위에
그다음 버려진 쓰레기 위에
또 다른 쓰레기가 버려져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린 채
가던 길을 마저 간다.
며칠이 지나자
전보다 더 쓰레기가 많이 쌓였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누가 이곳에 처음 쓰레기를 버렸냐며
각자 한 마디씩 한다.
지나가던 어린아이였다가,
껄렁해 보이던 고등학생이었다가,
꽤 나이가 들어 보이던 할머니였다가,
모인 사람들의 수만큼
용의자 수도 많아진다.
어린아이 종아리 정도 되는
자그마한 쓰레기 더미 앞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어디를 향하는지도 모를
목적 없는 분노 사이에서
누군가 조용히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온다.
자리에 있던 어떤 이보다
거칠고 울퉁불퉁한 손을 뻗어
쓰레기를 한 움큼 쥔 후
반대 손에 들고 있던 봉투에 넣고는
소리 없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점점 작아지는 사람의 뒤쪽에서
지금 쓰레기를 담은 봉투가
종량제 봉투가 맞냐는 물음이 들려온다.
쓰레기가 없어진 후에야
골목을 가득 메우던
아우성과 그림자들이
점점 옅어진다.
분명히 처음 쓰레기를 버린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았다던
마지막 목소리를 끝으로
거리는 다시 어둠 속에 잠긴다.
재미있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