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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이 아빠 Jul 27. 2022

[독후감]"종의 기원"

제목: 종의 기원

저자: 정유정

출판사: 은행나무

발행일: 2016년 5월 14일.


어찌 보면 소설이라고 할 수도 없는 글을 써보면서 소설의 시점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하곤 한다. 지금 쓰고 있는 두 번째 소설의 시점도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쓰다 보면 어느새 다른 시점으로 바뀔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책 "종의 기원"은 완벽한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오로지 주인공 한유진의 눈과 생각과 말과 행동을 통해서만 이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은 어쩌면 삼인칭 관찰자 시점이나, 전지적 작가 시점에 비해 그 범위가 좁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유정 작가는 이렇게 좁은 시점으로 어떻게 끝까지 궁금증을 쥐어짜내게 내용을 펼칠 수 있는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 소설은 살인사건이 발생한 주인공 한유진의 집에서 시작한다. 피살자는 주인공의 어머니인 김지원이다. 한유진은 온몸이 피에 젖은 채로 2층의 자기 방 침대에서 깨어난다. 어젯밤 기억은 사라지고 없다. 그리고 1층에 어머니가 피범벅이 된 채 목에 열상을 입고 살해 당해 있다.


참고로 한유진의 집은 고층 아파트 꼭대기 팬트하우스이며 복층 구조로 되어 있고 테라스가 있는 집이다. 물론 책을 읽어가며 알아갈 수 있지만 배경을 처음부터 인식하고 읽어 간다면 좀 더 생생히 장면 장면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인공 한유진, 친형 한유민, 입양 형제 김해진은 모두 남자다. 작가가 일반적으로 여성적인 이름을 남자 인물들에 붙인 이유가 따로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반에 그 성별 판별로 인해 헷갈리는 부분이 조금 있었다.


이 살인사건을 주인공 한유진이 쭈욱 풀어 나가는 이야기 구조를 하고 있다. 나는 그 한유진의 눈을 빌어 사건을 파헤쳐 가고 있으며 혹시 내가 그 살인을 저질렀나 죄이듯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간질 질환을 앓고 있는 듯한 주인공은 발작할 때마다 기억을 잃는 듯하다. 완전히 없어진 기억은 아니고 한 편의 장면을 살짝 튕겨준다면 그 전체 기억이 쏟아지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맞춰질 듯 맞춰지지 않는 조각은 어머니의 메모 형식의 일기가 발견되며 그 윤곽을 잡아간다.


내용을 풀어쓰기에는 그 조각조각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혹시 읽어보실 분에게 민폐가 될 수 있어 내용에 관한 언급은 여기서 그만두겠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이렇게 기발한 상상력으로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설이 끝나고 작가의 말을 읽어 보는데, 그것은 단지 상상에서만 나온 것이 아님을 번에 알 수 있었다. 정유정 작가는 한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꾸준하게 글을 써왔으며, 사이코 패스에 대해 많은 지식 쌓았고, 많은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취재를 했던 것이다. 이 책을 써주신 정유정 작가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 보실 분들께 한마디 힌트를 남긴다.


"이 책에는 포식자가 숨어 있어요"




또한 정유정 작가님을 알게 해 준 효라빠 작가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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