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도레미송'이 울려 퍼지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by 시옹
4일의 오스트리아
미라벨 정원(Mirabellgarden)과 멀리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Hohensalzburg Fortress)
IMG_8853.jpg
SoundOfMusic06-e1476759676474.jpg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25.jpg
k09-04-05-74.jpg
KakaoTalk_20190130_211537183_08.jpg

잘츠부르크(Sulzbarg)는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Wien)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도시다.

잘츠부르크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로 가장 유명하다. 그렇다 보니 내가 체크인한 호스텔에서는 매일 밤 8시가 되면 그 영화를 틀어준단다. 그 정도면 스테프들은 대사를 다 외우지 않을까. 하지만 호스텔에 묵는 손님들에겐 늘 첫 경험이겠지. 7년이 지난 지금도 그 호스텔에선 매일 밤 8시가 되면 도레미(Do-Re-Mi) 송이 흘러나오고 있을까?

나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대표 촬영지인 미라벨 정원(Mirabellgarden)으로 향했다. 미라벨 정원은 영화 속에서 마리아와 아이들이 도레미 송을 부르며 뛰어노는 장면의 배경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출연의 후광에 가려졌다만, 미라벨 정원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비가 조금 내리는 흐린 날씨였다. 정원의 꽃들은 살포시 뺨을 적시는 빗물이 반가웠는지 더욱 선명한 색을 뽐냈다.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08.jpg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24.jpg 게트라이데 거리(Getraidegasse) 맥도널드 간판

다음은 게트라이데 거리(Getraidegasse)로 향했다.

게트라이데 거리는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의 중심에 있는 가장 번화한 거리다. 이 거리의 가장 큰 특징은 상점마다 독특하게 디자인된 아름다운 철제 간판들이 걸려 있다는 점이다. 중세 시대에 문맹이 많아 글 대신 그림으로 어떤 물건을 파는지 알리기 위해 시작된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예술 작품처럼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분명 가게 자체는 자라(ZARA)부터 맥도널드까지 현대 프랜차이즈들인데, 고풍스러운 철제 간판으로 장식해 놓으니 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30.jpg 모차르트 생가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17.jpg
KakaoTalk_20190130_211537183_03.jpg
살구 슈냅스(Marillenschnaps)

게트라이데 거리를 걷다 보면 잘츠부르크의 자랑, 모차르트가 1756년에 태어나 17세까지 살았던 생가를 마주친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명소다. 사실 나는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지라, 당시 11유로였던 입장료를 내는 대신 옆 건물 상점에서 살구 슈냅스(Marillenschnaps)를 샀다.

슈냅스(Schnaps)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증류주인데, 도수는 35도에서 40도 정도로 높은 독주다. 전통적으로는 기름진 식사 후에 소화를 돕기 위한 식후주로 스트레이트 잔에 담아 마신다고. 앙증맞은 사이즈와 바이올린 모양의 디자인 덕에 캐리어에 넣고 다니면서 안 깨뜨릴 자신만 있으면 선물용으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04.jpg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19.jpg
KakaoTalk_20190130_211537183_05.jpg
잘츠부르크 대성당(Dom zu Salzburg)
호엔잘츠부르크 성(Festung Hohensalzburg)

잘츠부르크의 상징적인 명소, 잘츠부르크 대성당(Dom zu Salzburg)과 호엔잘츠부르크 성(Festung Hohensalzburg)도 보았다.

잘츠부르크 대성당은 모차르트가 유아 세례를 받고 대성당 음악가로 활동하며 오르간을 연주했던 장소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높다'는 뜻의 '호엔(Hohen)'이 붙어 "높은 잘츠부르크 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중세 요새다. 유럽에서 가장 크고 가장 잘 보존된 중세 성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잘츠부르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이자 전망대인데, 나는 그 대신 묀히스베르크 전망대(Monchsbergaufzug)를 가보기로 했다.




KakaoTalk_20190130_211537183_06.jpg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26.jpg
KakaoTalk_20190130_210720435_13.jpg 전망대에서 보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Festung Hohensalzburg)

신기하게도 묀히스베르크 전망대는 굉장히 모던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낮에 뿌옇게 하늘을 덮었던 구름이 물러난 자리엔 유난히 동그란 달이 기다리고 있었다. 성당과 요새, 그리고 잘츠부르크를 가로지르는 잘차흐강(Salzach)과 그 주변 전경들까지 전부 선명히 보였다.

이 날따라 유독 노을의 색이 남달랐다. 낮에 비가 왔었어일까. 탁 트인 시야 너머로 멀어져 가는 해는 도시를 붉게 물들이는 대신 푸르스름한 바로크식 건물 지붕을 더욱 빈티지한 푸른색으로 만들었다. 두 눈으로 광경을 목격하면서도 벌써 이 모든 것이 빛바랜 추억이 되었을 미래가 그려지는 듯했다. 그땐 그랬었지, 하며.

혼자 유럽여행을 떠난 지 한 달이 되어가는 무렵이었다. 아이폰으로는 개인소장 사진, 목에 매일 메고 다녔던 미러리스 카메라로는 블로그용 사진과 유튜브용 영상을 찍고, 메모장에 기록도 열심히 했지만, 과연 이 모든 것이 좋은 결과물로 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감과 초조함이 깊어져가는 시기였다.




IMG_8985.jpg
AYMK8443.jpg
DPCC9469.jpg

과연 내가 이 한 달이 넘는 자유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님 여행이라는 행위 자체는 계획 없이 떠나 뜬금없이 마주치는 순간들이 모이는 것일까?

나는 사실 조금 비장한 목표가 있었다. 바로 유럽여행을 시작으로 제대로 된 여행 콘텐츠 제작을 시작하는 것. 그렇다 보니 현재를 완전히 만끽하지 못한 채 사진이나 기록에 매몰되어 있었던 순간이 없었다고는 말 못 하겠다. 나의 행복을 위해 떠난 여행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었으니,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재료는 모두 준비했는데 결국 그걸로 만든 음식이 맛이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따위의 불안이었다.

유럽여행의 끝에는 그 답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나 블로그 게시글이 640개, 유튜브 영상이 30개가 넘는 지금까지도 재료에 걸맞은 음식을 만들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오롯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꾸준함이 전부임을 알기에, 오늘도 매만지고 닦아 꽃단장한 음식을 수줍게 내어본다.



Salzburg, Austria_ Key Word
- Mirabellgarden
- Getreidegasse
- Mozarts Geburtshaus(Mozart's Birthplace)
- Dom zu Salzburg(Salzburg Cathedral)
- Festung Hohensalzburg(Fortress Hohensalzburg)
- Mönchsberg Sky View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