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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한 스컹크 Jan 12. 2024

품고 있는 날개

말에는 정말 힘이 있나?

사랑니 발치 수술을 하고 3주 후로 다시 캐나다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길 그리고 다시는 몸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시간을 다시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때, 같이 토익학원을 다녔던 한 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내 출국이 늦춰진 이야기를 듣더니 그러면 출국하기 전까지 영어공부도 할 겸 본인 토익시험 준비를 도와달라고 했다. 당시 이 친구는 학사편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편입을 해봤던 나에게 궁금한 것도 있고 토익시험 준비도 도와달라고 했다.

어차피 출국하기 전까지 내가 할 수 이는 일은 영어공부밖에 없기에 알겠다고 했다.


그다음 날부터 우리는 시간을 정해놓고 동네 도서관에서 만났다.

내가 알고 있는 토익시험 노하우도 알려주고 서로 공부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으며 하루하루 시간을 보냈다.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그 친구는 원하는 토익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한 날은 저녁에 전화가 와서 내일이 본인 편입학교 면접인데 너무 떨린다고 했다.

가장 가고 싶은 학교와 전공이라 긴장돼서 실수할까 봐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일단 나는 그 친구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왜 그 친구를 뽑아야 하는지 나를 설득하라고 했다.

그 친구는 나를 면접관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모의면접을 나랑 진행했다. 나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네가 뽑힐 거야. 너 아니면 뽑을 사람이 없어'라는 긍정의 자신감을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친구가 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에 다니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하고 전공하는 과에 들어가서 과제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면접을 잘 보라며 열심히 응원해 줬다.


몇 주 후, 드디어 캐나다행 비행기를 타기 전날이다.

다시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원하는 대학교에 합격했다고. 

말도 안 돼.


솔직히 그 친구의 토익점수가 높은 것도 아니었고 전 학교의 성적이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원하던 대학에 합격한 것이다.

그 친구는 면접 전 날에 나와 나눈 대화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고맙다고 인사했고 내 캐나다 생활에도 분명 좋은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응원해 줬다.

정말로 말에는 힘이 있었다. 

이 친구를 통해서 다시 깨달았다.

나의 경험과 이 친구의 일을 통해 말의 힘을 다시 깨달은 나는 앞으로 긍정의 말, 좋은 말을 많이 사용하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캐나다로 떠나는 비행기를 탄다. 

드디어 내가 다른 나라로 간다.

무서운 마음보다는 후련함과 설레는 기분으로 13시간의 비행을 견뎠다.


2년 후 안경학과를 졸업하고 나는 알게 되었다. 

이 과장한테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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