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고 있는 날개
캐나다의 학교는 보통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다.
2월에 캐나다에 도착한 나에게는 6개월이라는 시간을 토론토에서 보낼 수 있었다.
바로 컬리지가 있는 베리(Barrie)에서 생활을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일단 어학원이 토론토로 정해졌다. 이 어학원은 유학원과 연계되어 있는 어학원이었다. 컬리지보다는 저렴한 가격이었고 인구가 많은 토론토에서 생활을 해보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어학원에서는 IELTS 공부를 했다.
IELTS란 The 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의 약자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보는 시험이다. IELTS는 두 분류로 나뉘는데 Academic과 General로 학교를 다니려고 한다면 Academic버전의 점수가 필요하고 이민이나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General의 점수가 필요하다.
Academic과 General은 Listening(듣기)와 Speaking(말하기)는 똑같고 Reading(읽기)과 Writing(쓰기)은 다르다. 영어를 주 언어로 쓰는 나라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이민을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시험이다.
토플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일단 아이엘츠는 억양이 영국식과 호주식 발음이라는 것.
그래서 듣기 파트(Listening)에서는 영국식과 호주식 발음이 많이 들린다는 것과 시험이 종이시험지로 이루어진다는 것. 토플은 컴퓨터로 시험을 보지만 아이엘츠는 종이시험지로 연필로 시험을 본다. 라이팅(Writing)도 시험지에 직접 작성한다. 그리고 스피킹(Speaking) 시험은 감독관과 1:1로 시험을 본다는 것이 토플시험과 달랐다.
학교 내의 언어과정(Language Course)을 통하지 않고 영어시험 점수를 가지고 있으면 좋은 점이 만약 한 학교를 다니다가 이 과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른 학교로 옮기고 싶을 때 다른 학교에 내 영어점수를 내면 돼서 편하다. 만약 학교 내의 언어과정을 통과 후 과를 들어간 것이라면 다른 학교로 옮기고 싶을 때 다른 학교의 언어과정을 다시 이수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시간과 돈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된다.
한번 받은 영어시험 점수는 1년 동안 유효하다.
나는 이미 컬리지에 합격해서 더 이상 아이엘츠 점수가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더 높은 점수를 받아 놓으면 혹시라도 다른 과로 바꾸고 싶었을 때 유리할 것 같아서 아이엘츠 시험공부를 선택했다.
어학원에는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많았고 주로 한국인, 일본인,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이 많았다. 학원에서의 룰은
1. 영어만 사용할 것. 본인 나라의 언어를 학원 안에서 사용하다 선생님이나 직원에게 발견될 경우 경고카드를 받고 이 경고 카드가 3상 이상이 되면 일주일 동안 학원수업을 금지당했다. 즉, 학원수업비 일주일치가 날아간다는 것이다.
2. 늦지 말 것. 수업이 시작하고 10분이 넘어가면 문을 잠가버렸다. 그래서 수업에 들어갈 수 없고 이렇게 한 수업당 지각이 일주일에 2번이 될 경우 그다음 한 주 동안 수업을 들을 수 없다. 즉, 또 학원수업비 일주일치가 날아간다는 것이다.
어학원에 있는 많은 한국인들은 한국말은 당연히 잘했고 영어는 나보다 잘했으며 일본어는 일본사람처럼 잘했다. 일본사람들과 일본어로 자연스럽게 소통이 가능했다. 한국인들은 정말 대단하다. 나는 제2 외국어가 일본어였지만 히라가나만 겨우 아는 정도인데.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노력에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은 나라에서 무료로 캐나다로 보내준다. 그래서 이 친구들은 열심히 다닌다기보다는 재미있게 즐겁게 다녔다. 본인 돈이 아니니 돈 아까운 것도 없었고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절실함도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 남자들의 이름은 '압둘'이었다.
나는 여기서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그 친구는 이미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와서인지 영어를 굉장히 잘했다. 그리고 나이를 속이고 다녔다.
우리는 서로를 알아봤지만 모른척했고 그 친구는 끝까지 어린 나이로 속이고 다니며 어린 남자친구를 만들었다.
캐나다에는 능력자들만 모이는 곳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