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
(팔일편 獲罪於天 無所禱也 획죄어천 무소도야)
위나라의 대부였던 왕손가(王孫賈)가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방 안의 신에게 잘 보이기보다는 부엌의 신에게 아첨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는데 이게 무슨 뜻입니까?” 이 말은 그 당시에 속담이었습니다. 방에 있는 집주인보다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잘 보여야 먹을거리라도 하나 얻기가 쉽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보편적으로 이 내용은 왕보다는 실권을 가진 신하에게 아부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즉, 왕손가는 관료가 되려면 아부를 해야 할 신하를 먼저 찾아야 한다고 공자에게 에둘러 표현한 셈입니다. 이 말을 듣고 공자는 딱 잘라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습니다.”(王孫賈問曰 與其媚於奧寧媚於竈何謂也 子曰 不然 獲罪於天無所禱也 왕손가문왈 여기미어오영미어조하위야 자왈 불연 획죄어천무소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