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따뜻한 카페
코트 입고 나선 소소한 나들이
아침 식사를 마친 아내는 딸에게 다정히 손을 내밀며 말했다.
"산책하러 같이 갈래?"
공부로 조금 나태해진 몸을 깨우고 싶었던 걸까. 아내의 제안에 딸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늦가을 아침 공기는 차가웠고, 두 사람은 패딩으로 몸을 감싸고 목에는 얇은 수건을 둘렀다.
동네공원을 지나 영천강을 따라 걸었다. 영천교를 건너 따스하리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나무 테크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니, 계단을 오르는 사이 몸이 금세 더워졌다. 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전망대에 오르자 양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가을의 끝자락, 앙상한 나무 가지들이 저물어 가는 계절을 말해주는 듯했다.
코로나로 문을 닫았던 익룡발자국박물관의 카페도 오늘은 문을 열었지만, 빈 의자들만이 고요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메타스퀘어 테크길을 지나 대나무숲을 걷고, 내리막길에 접어들 무렵, 딸이 발뒤꿈치가 아프다고 운동화 끈을 느슨하게 고쳐 맸다.
"많이 아프지 않아, 괜찮아."
벌겋게 부어오른 발을 감추며, 딸은 오히려 부모를 걱정하며 미소 지었다. 딸의 따뜻한 마음이 걷는 길을 한층 더 포근하게 만들어 주었다.
점심을 먹고, 아내는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코트를 걸치며 말했다.
"차 한 잔 사줄게. 같이 나가자."
평소 카페를 잘 가지 않던 아내의 말에 잠시 당황스러웠다. 나도 서둘러 코트를 꺼내 걸쳤다. 2년 동안 옷걸이에 걸어두기만 했던 코트, 손으로 먼지를 툭툭 털며 방을 나오자 아내는
"밖이 추우니까 샤스 위에 조끼를 입어봐."
조끼를 입고 나오니 식탁 위 보온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강차 타 놨어."
늦가을, 학교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산한 캠퍼스를 천천히 걸었다. 바람은 쌀쌀했지만, 함께 걷는 시간이 따뜻했다. 오후의 햇살이 살짝 비치는 화단에 걸터앉아 보온병을 꺼냈다. 하지만, 컵은 챙기지 못했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결국, 우리만의 따뜻한 카페, 집으로 돌아왔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우리는 함께 생강차를 마셨다. 따뜻한 차 한 모금에 마음까지 데워지던 시간. 그렇게 소소한 하루가 깊은 추억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