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나니노 Oct 23. 2023

[시] #34. 연애편지

짝사랑





[시] #34. 연애편지

저자 ; 류희


처음 당신과 나란히 앉아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던 그 날이 

여직 생생하기만 합니다.


아닌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었고 

그 마음이 흩날리는 재가 되는 순간 

나도 함께 바람에 이끌려 날아가는 기분

낯설기만 합니다.


나를 바라볼 때에 자그맣게 올라가는 입꼬리

그대의 발그레한 두 뺨이 보이는 수줍음은

누구를 향해 있나요


가을 햇살은 따사롭고 청량하기만한데

내 마음을 말할 곳이 없어

작은 손으로 적어 내려가보는

커다란 나의 마음입니다


아닌 줄 알면서도 말해보는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한 번 더

바보가 되어보기로 작정하는 

나의 진심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시]#33. 맹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