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그늘

우리에게 필요한 위로

by 윤영원

보행자 보호구역
시속 20km 미만으로
도로를 달리는
버스 한 대

당장 갈 곳도 없는 난 그저 인도를 빠르게 걷는다
햇볕이 쨍쨍해 뜨겁지만 잠시도 멈출 수 없다
어떤 버스가 옆 도로에서 날 느리게 스친다

버스의 그림자에 잠시 해가 가려진다

나를 덮었다가 사라진 그 그늘은
그다지 시원하진 않았지만
어느새 그것에 맞추어
나는 발걸음을
늦춘다

이윽고
나의 그림자도
하나의
느린 인공 그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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