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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세 줄 일기

김치는 사랑표현이네

세줄일기 15

by Jina가다



아들 영어 책을 택배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

"내일 도착하죠?"

"지금 김장 택배가 많아 혹시 늦을 수도 있어요."


어제 엄마 통화가 기억났다.

"이 무거운걸 어떻게 보냈어요?"

"우체국이 바로 앞이라 수레 끌고 갔지. 줄이 길더라. 다들 김치 부치느라~."




다치면 큰일 난다고 김장하지 말라 부탁했는데, 엄마는 조금만 했노라고 택배를 보냈다.

김치 한 통, 갓김치, 김치 양념도.

전라도 김치는 그저 맛있다.

엄마 김치는 무조건.


농사짓던 시어머니가 김장하다 쓰러지신 후로 김치가 무섭다. '그놈의 김장'이라 말하시던 어머니. 김장을 욕하며 다시는 하지 말자 했다. 시댁은 배달 주문한다.




가장 큰 노동일 텐데.

겨울 되면 엄마들은 김장을 시작한다.

무엇보다 사랑을 잘 표현할 통로라 생각하나 보다.

먹는 것 가장 신경 쓰이는 자식들.


자취하는 자녀들 살림을 독립시키니

그 걱정이 똑같다.

서울 대형마트 가까운 곳에 사는데 신경 쓰인다.

반찬 보내지 말라는 말에도

혹시나 싶어 반찬통을 샀다.

귤도 주문해 보낸다.

3대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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