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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가다 Jun 17. 2021

부산에서 여름휴가 어떠신가요?

부산에서 아직도 여름휴가 중...

빨간 공휴일이 단지 4일뿐인 2021년을 놓고 모두들 안타까워했다. 다행스럽게 대체공휴일이 확대되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직장인들의 대화도 엿듣게 된다. 휴식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목적이 될 만큼 삶에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중 여름휴가는 1년 중 가장 큰 기대를 품게 하는 사적인 행사이기도 하다.

여름이 가까워 올수록 부산의 도로와 바닷가는 분주하다. 점점 늘어가는 관광객으로 상인들은 웃지만 출퇴근하는 시민들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도 부산 시민으로서 부산을 찾는 많은 이들이 즐겁게 귀한 휴가를 누리다 돌아가길 소망한다.


사실 나는 여름휴가철이 되면 부산의 들썩임을 즐기는 1인이다. 6월 수국 축제를 시작으로 해수욕장과 바닷가를 돌면서 여름을 즐긴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부산의 여름은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거리들로 가득하다. 특히나 여름 음식인 시원한 밀면과 팥빙수는 부산 어디에서든 맛볼 수 있다.


가장 재미있는 볼거리는 역시나 사람 구경이다. 해운대 바닷가 바로 옆에 3년을 살면서 타향살이를 위로한 나만의 방법은 관광객들 속에 섞이는 것이었다. 해운대 끝인 미포를 시작해서 동백섬까지 걷다 보면 서울말, 전라도 말씨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영어와 중국어 때로는 러시아어도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와이 해변에 서있는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국제적인 곳이 해운대이다.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패션을 구경하고 젊은이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귀한 시간을 내어 여름휴가를 나온 사람들은 화려한 패턴과 과감한 의상을 입고서 해변을 즐기기도 한다. 행복한 사람들의 웃음과 감탄 속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매년 여름에는 다국적인 조각가들의 모래작품 전시회가 해변에서 열린다. 이른 아침 조깅을 할 때면 조각가들의 모래 작업을 구경할 수도 있다. 위인들, 만화 속 주인공, 신화 등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해마다 멋진 야외전시가 이루어져 왔다. 저녁시간이 되면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다양한 음악공연도 누릴 수 있다. 잘 정돈된 해변 버스킹 존에서는 마술, 악기, 노래, 춤 공연까지도 구경할 수 있다. 유튜브 촬영을 하면서 공연 중인 실력가들을 만나볼 수도 있다. 아쟁, 전자 바이올린, 색소폰 등의 수준 높은 악기 연주가 이루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바다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 해변에서 휠체어에 앉아 멋들어지게 트롯을 공연하는 여성 가수도 인기 있는 공연자다. 때로는 즉석에서 스프레이 미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외국인, 이탈리아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석고상 분장의 외국인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무전여행 중 여행비를 구할 양으로 애쓰는 것 같다. 10년 전 유럽에서나 볼 수 있었던 버스킹의 다양한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해운대 여름바다이다. 팁박스에 넣을 천 원짜리 지폐들을 준비한다면 더 즐거운 버스킹을 즐길 수 있다. 코로나가 종식된 후 자유로운 해운대의 여름을 누구나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여름의 정점에 이뤄지는 해변의 무료 영화 상영과 음료회사의 시음행사는 주머니가 가벼워도 멋진 해운대의 여름밤을 게 누리게 해 준다. 운이 좋다면 불타는듯한 새빨간 석양을 해변에서 만날 수도 있다. 밤이 되면 유람선을 타고서 화려한 광안대교까지 구경해 보길 추천한다.


부산으로 이사 온 후 가끔씩 찾아오는 가족들과 벗들의 여름휴가에는 부산 여행 가이드가 되어 동행하기도 한다. 빠뜨리지 않고 부산의 여름을 보여주는 곳들이 있다. 조용한 에메랄드빛 송정 바다에서 일출과 아침을 맞이한다, 낮에는 해운대 해변에서 바다수영과 물놀이를 하고 저녁에는 요트를 타고서 일몰을 구경한다. 밤이 되면 불빛 가득한 부산시내를 볼 수 있도록 황령산 전망대에 오르는 것도 좋다, 다음날은 영도대교를 건너 흰여울길을 걷고, 송도의 케이블카에 올라 송도해수욕장을 가로지른다. 동남아의 석양을 방불케 하는 다대포해수욕장의 여름 일몰을 추가한다면 정말 환상적인 여행이 된다.


부산의 특별한 음식들은 빠뜨리지 않고 먹어야 할 것들이 많다. 부산시장의 대표 음식인 떡볶이와 물떡, 생선 함량이 높은 어묵, 바닷가 옆 직판장에서 먹는 신선한 생선회와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 그리고 대구탕과 생선구이도 손에 꼽는다. 언제부터인가 부산은 맛집으로 가득한 도시가 되었다.


여름휴가를 손꼽아 기다리는 남편을 보면 가족과 함께 특별한 시간들을 누리고 싶은 모든 아빠들의 마음일 것 같다. 올해 여름을 기다리며 바다에서 누릴 장비들을 꺼내본다. 접이식 테이블과 의자, 비치용 파라솔과 라탄 피크닉 바구니도 멋지게 사용해 볼 요량이다. 일출이 유명한 오랑대에서 차박을 해볼까 싶다.


이렇게 멋진 부산에서, 여름휴가 어떠신가요?^^


부산 영어 흰여울길 석양
광안리해수욕장 야경
황령산에서 내려다보는 광안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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