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a가다 Sep 05. 2021

중년이 되어보니 멋진 노년을 꿈꾸게 된다

흰머리를 염색하며...

두 달에 한 번은 미용실에서, 중간에는 셀프로 염색한다. 희끗하게 올라오는 흰 머리카락들 길어수록 자신감은 줄어든다. 오늘 올라온 인스타그램에 ‘뿌리 염색해요’라는 영어 표현을 알려주는 젊은 영어 선생님도 한 달에 한 번은 흰머리를 염색한다고 말다.


셀프 염색 후 머리에 비닐캡을 뒤집어쓴 나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어색해하던 아이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스치듯 본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보여주려는 심보도 있는 것 같다. ‘너희들을 키워내느라 이렇게 고생해서 흰머리가 가득하구나...’라고 말이다.


20분간 뒤집어썼던 캡을 벗고 샴푸를 하니 흰 머리카락은 감쪽같이 숨겨졌다. 딸아이는 이번 생일 선물로 예쁜 신발과 함께 추가로 간단한 염색 스프레이를 선물해 주었다. 내게 이미 염색용 스틱이 있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SNS에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신박한 물건들이 게재되면 나도 모르게 시선이 멈추게 된다. 바르는 비타민, 새치를 감추는 염색용 브러시, 다이어트용 보조제 등등


해외에서 입국한 남편은 몇 달 만에 만난 나에게 프랑스산 미백 주름 크림을 선물로 건넸다. 남편은 내가 젊 관리하며 애쓰는 아내이길 원하는가 보다.


몇 년 전부터 아이크림을 꾸준히 바르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마스크팩을 사용했다. 여름철에는 미스트를 여러 차례 얼굴에 분무한다. 한참 동안은 유명한 유튜버를 따라서 림프 마사지를 지속했었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면 좀 더 젊은 피부와 외모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나는 더 중요한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생각과 마음이 늙지 않도록 나 자신을 매일 관리하려 한다. 대학생인 세 자녀들과 대화가 잘 통하는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30대 청년들과 카톡을 주고받고 도움 주는 일을 시작한 후로는 매사가 신경 쓰인다. 물론 헤어스타일과 옷차림 그리고 메이컵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책을 읽고 강연을 들으면서내면의 젊음을 더욱 추구하게 되었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변화에 대처하면서 의연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무엇이든 겁 없이 시도하는 열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세월의 흔적처럼 연단된 꾸준함을 실행하는 어른이고 싶다. 조언보다는 공감을 하고 간섭보다는 인정과 칭찬을 할 줄 알며 꾸중보다는 격려하는 어른이고 싶다. 그렇기 위해서 나는 책을 읽고 멋진 이들의 사고를 따라 한다 그리고 말하기를 배운다.


특별히 6.70대의 저자들이 쓴 책이나 유튜브를 가끔씩은 열어본다. 100세가 넘은 김형석 교수는 ‘사람은 항상 공부를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70대의 패션 전문가이자 유튜버인 밀라 논나를 보면  그렇게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다. ‘살아보니 인생이 진짜 별 게 아니에요. 산이면 넘고 강이면 건너는 거죠’ 흐르듯 세월을 지내는 그녀는 특별한 애씀 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추구한다. 70대에도 거뜬히 여행을 즐기는 멋진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원희 작가에게서도 열정을 배운다. 지금도 활발히 블로그 활동을 하며 많은 이웃들에게 국내외 여행지를 소개하는 할머니의 글에는 생기가 있다.


경찰서에서 군 복무를 하는 동안 문제 행동을 하는 노인들의 모습에 실망을 내비치는 아들에게는 할 말이 별로 없었다. 그저 ‘멋진 노인들도 많다’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 밖에는...





주변에 멋진 노인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이길 응원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중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나는 멋진 그이들처럼 아름답고 멋진 노년을 살고 싶다고 꿈꾸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년 부부의 여행은 의외로 즐겁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