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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등과 일등을 둔 엄마의 선택-9회

사립초등과 공립초등의 질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교사의 행동은 동일하다

작은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두고서 우리는 냉정하게 가족회의를 진행하였다.


한국에 들어와 큰 아이의 4~6학년의 3년간을 보내며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국말이 익숙치 않는 아이로 인해 늘 눈치보며 매월 달 봉투를 안 할수 없는 입장이어서 그 또한 신경을 쓰야 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리고 사립학교를 보내자고 결정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었다.  그 당시 공립초등학교는 학교 급식이 없었다. 고학년들은 개인도시락 지참이었다.  그렇게 나이 많은 친정엄마의 짐을 덜어 드리지 못해도 짐을 지게 하면 안된다.

맞벌이하는 딸을 둔 엄마로 할 수 없이 큰아이 일본 가기 전까지 엄마의 보살핌을 받았다. 친정엄마도 이제는 좀 쉬려나 하는데 덜컹 그 때와 똑같은 상황이다.  그 당시에도 작은오빠 내외가 엄마랑 같이 살고 있어 외동손자를 키우고 있었다.  2년간을 손자 점심 챙기느라 힘들었는데 이제 겨우 점심으로부터 벗어나나 싶은데, 우리 작은아이가 공립학교 입학 후 2년간은 점심 급식이 없다고 한다.  그럼 친정엄마에게는 자유가 없다. 개인 볼일도 마음대로 보지 못하고 흔한 계모임 한번 제대로 가서 이야기 하고 놀 시간도 없다. 12시면 집으로 오기 때문이다.


큰아이는 그런 내막은 잘 모르고 자기 동생은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 한단다.  이유는 돈을 많이 내고 다니는 학교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그리고 교사들이 월급을 많이 받으면 아이들에게 잘 해 줄것이다.


사립학교

작은 아이가 사립학교를 가야 할 이유를 나열해 보았다.

첫째, 수준 높은 교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월급을 많이 받으니 모든 면에서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 할 것이다.

둘째, 학교의 통학버스를 이용하여 불편함과 피곤함을 들 수 있다.

셋째, 수준이 떨어지고 이해가 안되는 아이도 사랑으로 가르칠 것이다.

그 당시 우리아이 영어수준은 비싼 영어학원(300,000만원)을 3년 보낸 결과 영어 소문자, 대문자를 모른다. 피아노 학원 3년 보낸 결과 떠다 떠다 비행기 소절을 피아노로 끝까지 치지 못한다.

넷째, 자기 이름을 적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정도이다.

다섯째, 다른 아이에 비해서 발달이 늦은 편이다. 처음에는 자폐성도 살짝 보였다. 혼자서 걷기15개월, 대 소변 가리기 유치원 다닐 때까지, 젖병에 우유를 담아 5살 정도까지 먹었다.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앗다. 종합적으로 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여섯번째,  눈 높이 교사에게 아저씨라고 부르며 미끄럼틀이 되어 달라고 했다.


 한국은 교육은 우리를 시험대 위에 세워 두었다.

큰 아이는 남자 담임의 복을 타고났나보다. 5, 6년 연달아 남자 담임을 만났다. 5학년 담임은 대학원을 나와서 프라이드가 좀 센 편인데  큰 아이가 자기 말을 무시한다고 생각을 했나보다( 이 노무 세끼가 어디 선생님을 이겨 묵을라고 그라노) 이런 생각으로 가득찬 사람이었다.  한 마디로 못 난 교사였다. 공부만 많이 하면 무엇하랴,  제대로 인성을 갖춘 교사가 올바른 교사의 자질인데  학문이 휼륭한 사람을 만들지 못하는 것 같다.


6학년 담임은 남자지만 학교는 부모한테 연락 할 일이 없다. 연락을 할 때는 부모에게 알려야 하는 중요한 상황일 때 만 연락을 한다고 하며 전화를 안 하면 아이는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단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학년의 학교 생활은 순조롭게 공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담임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없이 편안하게 보낸 것 같다.



사립초등학교 교사는 부모의 얼굴을 보고 싶은가 너무 자주 부른다.

작은 아이 실력으로는 사립초등학교를 들어 갈 수가 없다. 그 당시 IMF로 한국 경제가 말이 아니었다.  사립초등학교 등록금 만 600,000원이 넘은 걸로 기억이 난다. 그 외에 이것 저것 드는 돈도 많은 편이었다.  700,000원 잡으면 사립학교를 보낼 수 있다.  그 덕분에 우리도 잘 사는 편은 아니지만 가족회의를 통해서 사립초등학교에 보내야 하는 이유가 명백하여 우리는 보낸 것이다.  사립초등학교는  돈만 있다고 갈 수 있는 학교는 아니었다.  어느 정도 아이의 수준이 있어야 한다.  책도 읽고 쓸 줄 알아야 하고 영어로 간단한 단어는 말을 해야 한다.  서류전형에 통과 후 면접을 보는데 합격을 했다. 3년 다닌 학원에서 원어민의 말에 익숙해져 있었든 것이다. 사립학교 면접 때도 원어민 교사의 질문에 답을 했다. 


작은 아이도 유명한 사립학교 입학을 하게 되었다.  난 한국 엄마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학교 입학식부터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우리는 검소한 편이므로 옷 입는데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겉옷 외투로 엘르 빨강색 점프를 입혀서 데리고 갔다. 물론 사립학교는 입학식에 교복을 입었다. 그런데 엄마들 사이에서 뭔가 몰 수 신호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아이가 좀 초라하다. 아이가 좀 모자라는 것 같다. 등. 또래에 비해 키도 작고 발달도 조금 늦은 편이지만 크게 불편을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첫날부터 담임이 이렇게 물어 보았다. " 교과서는 다 읽을 줄 알지요,  글씨도 쓸 수 있지요, " 아니요, 나는 이름 만 쓸 줄 알아요." 엄마들의 눈은 일제히 나와 우리 아이를 쳐다 보았다. 

작은아이의 지옥같은 학교생활이 시작 된 것이다.  


사립학교에는 연못이 있다. 아이는 연못에 빠지거나, 옷에 소변을 지리기도 하며 최고의 사립학교에서 최고 아이의 행동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둘째날부터 주1회씩 진행되는 받아쓰기는 빵점이다.

사립학교의 담임은  엄마를 자주 부른다. 부족한 자녀를 둔 부모는 참 바쁘다.  학교에 가지 못할 피치 못 할 사정이 생기면 다른 사람이라도 대신 보내야 했다.   늘 작은 올케에게 미안하게 부탁을 해야 했다. 친정엄마도 나도 작은아이 옷 좀 가지고 학교 가 줘, 학교 급식 당번이라고 하네,  부탁합니다.   받아쓰기 점수를 아이는 빵점이 아니라 110점이라고 우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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