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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우 사냥꾼이 되었다

Prawning 체험

by Flying Angie

싱가포르에서 주말에 뭐 할까 고민하다가, 뭔가 평소와는 다른, 색다른 경험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Prawning!


“새우 낚시”라고 불리는 이 활동은, 말 그대로 낚싯대에 새우를 달고 기다리다 보면 새우가 미끼를 물어서 잡는, 꽤 직관적인 놀이인데, 왜 이게 그렇게 매력적인지 모르겠다.


우선, 새우를 낚는다고 생각하면 다소 진지한 분위기일 수 있지만, 실제로 체험을 해보니 그건 완전 다른 차원의 재미였다.


일단 싱가포르에 있는 prawning 시설은 대개 밤에 운영되는 곳이 많다. 그래서 야경을 보면서 새우 잡기가 가능하다. 물론 내가 갔던 곳은 야경보다는 새로운 ‘즐길 거리’가 더 많았다.


근데 새우는 대체 어디 있나요?


처음엔 자신만만하게 낚싯대를 들고 앉았다.

“이건 뭐… 쉽겠지, 새우는 고기를 잡아먹는 놈들이니, 내가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그냥 걸리겠지!”

하지만 새우는 본인들을 잡는 걸 아는지 내 미끼만을 속속히 피하곤 했다.


한 시간이 시나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나는 기술을 갈고닦기 시작했다. 낚싯대를 올리고 내리며, 새우가 와서 물기를 기다리는데, 그 순간에도 새우는 한 번도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멍만 두 시간째 때리며 나는 낚시의 매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 낚시 도대체 무슨 매력이지?‘‘


기다림의 미학


새우 낚시에서 중요한 건 바로 인내심이다.

새우가 물면 신호가 오긴 하지만, 사실 그 신호를 느끼는 순간을 기다리는 건 그 자체로도 재미다.


낚싯대를 들고 몇 시간 기다리면서 고독한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혼자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가, 갑자기 미끼가 끌려가면 그때의 기쁨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내가 잡았다, 내가 잡았다고!”


그리고 결국, 어느 순간 한 마리 새우가 내 미끼에 물고 올라왔다.

사실, 그 순간 내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새우 한 마리지만, 나에게는 그 어느 큰 성취감보다도 큰 뿌듯함을 줬다.


새우 잡고 먹고, 또 잡고 먹고


Prawning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즉석에서 잡은 새우를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잡은 새우를 바로 구워서 먹는 재미는, 평소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새우를 잡고, 그 잡은 새우를 구워서 먹으면서 문득 생각했다.

싱글 라이프에서, 이런 소소한 체험을 하는 것만큼 즐거운 게 또 있을까?

혼자라서 더 자유롭게 즐기고, 혼자만의 속도로 경험할수 있는 시간이 주는 여유가 참 좋았다.


prawning은 어떻게 보면 손쉬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단순히 기다리고, 인내하고, 그 결과물을 바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만의 성취감을 느끼기 좋다.


결국, 그날 나는 새우 5마리를 잡았다.

다시 말해, 내가 잡은 새우는 직접 만든 레시피로 구워서 먹을 수 있었고,

그 맛은 정말… 최고!!


이번 주말 prawning 데이트 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재미는 제가 보장합니다!!(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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