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돕
이교대근무를 하는 요즘은, 일 끝나고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교대근무는 나이가 들수록 더 힘들다던데 몸에 무리가 가는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물론 나를 지탱시켜주는 소중한 일상 루틴들이 있지만, 그래도 얼마전까지는 일도 하면서 이 외로운 섬나라에서 김치재료를 다 준비해서 김치도 만들어먹고, 그 김치로 만두도 만들고, 베이킹도 자주했다. 살기위해서 바쁘게 살았다. 처음에 김치를 만드는 일은 꽤 어려웠다. 들어가는 재료가 한두가지가 아니라 재료준비와 손질도 번거로웠다. 유튜브를 보며 모든 재료의 그램수를 재서 김치양념을 만들었다. 엄마가 보면 기절할 일. 나중에는 그래도 몇번 만들어보니 감으로 해도 꽤 맛있는 김치가 완성됐다. 액젓을 부으며 엄마가 생각났다. 김장철에 김장을 엄청 많이 하던 엄마. 엄마는 그걸 혼자 다 해냈다. 가끔씩 나를 불러 액젓을 따라달라고 부탁했다. 고무장갑을 낀 손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가 ‘스돕’이라고 할때까지 액젓을 부어야한다. 엄마는 꼭 스돕이라고 한다. 스돕, 오도바이, 도마도… 엄마의 언어가 왜인지 가슴에 꽂히는 날이다. 엄마가 해준 김치가 미치도록 먹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