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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스 Nov 09. 2023

회사원 김선임의 부동산 스토리

김선임은 어떻게 대표님이 되었을까?

2. 아파트 재건축



요즘은 시대가 변해서 젊은 나이에도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예전만 해도 당장 먹고살기 바빴고, 또한 부동산이라는 것이 워낙 금액대가 크기 때문에 사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김선임도 마찬가지였다. 나름 대기업에 다니면서 받는 월급이 적지는 않았지만 적금/보험 넣고, 생활비와 부모님 생활비를 드리고 나면 여유 있는 돈이 많지 않아 부동산 투자는 꿈도 꾸지 못하였다.

더군다나 막내인 김선임의 부모님께서 연세가 많으셨고, 몸도 일을 하실 수 있을 만큼 건강하지 못하셔서 사실상 은퇴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김선임은 막내지만 아들이기에 부모님의 생활비를 책임져야만 했다.

마포에 오래된 빌라에 거주하시는 부모님의 집이 재건축한다는 소리가 들렸으나 그리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었다.

수입이 없으신 부모님께서 재건축 분담금 및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25평도 충분한 평수이지만 그래도 34평은 되어야 다 같이 모여 살지 않겠나 라는 생각에 34평을 신청했다.

재건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덜컥 34평을 신청하고 나니 재건축 분담금이라는 것이 나왔고, 관리처분인가가 나고 나서는 이주를 해야 하는데 이주비 대출이 나오지만 그 이자는 고스란히 우리가 물어야 했다.

부모님은 수입이 없으시기 때문에 김선임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 비용이 혼자 벌어서 감당하기에는 그리 만만한 금액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였다.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출이자를 못 낼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김선임은 주말 알바를 하였다.

대학교 시절에 방학 때 학비를 벌기 위해 했었던 중국집 배달 알바였다. 지금이야 배달대행업체가 있어서 따로 배달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예전에는 그 중국집만을 위해서 일을 할 배달 알바가 있어야지만 배달 장사를 할 수 있었다. 

중국집 배달일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일을 해야 했고,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었다. 

오토바이를 타야 하기 때문에 추운 날은 더 춥고 더운 날은 더 덥고, 비 오는 날은 추운 데다 미끄럽기까지 했다.

그렇게 일을 하고 받는 금액은 일당 5만 원.

주말 2일과 중간에 휴일이 끼어 있다고 치면 한 달에 8~10일 정도는 알바를 할 수 있었다. 대략 40~50만 원 정도의 부수입이 생기는 것이다.

뭐 갑자기 부자가 될 만큼 대단한 금액은 아니지만, 대출이자를 감당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고, 주말에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약속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돈을 쓸 시간이 없어 또한 돈을 아낄 수 있었다.

김선임은 그렇게 회사일과 주말알바를 병행하면서 그 시기를 견뎌냈다.

그러고 나서 대망의 아파트 입주일.

입주일 즈음에 김선임은 이미 결혼을 한 후였다.

김선임의 부모님들은 사실 김선임이 같이 살지도 않지만, 아니 같이 살지 않기 때문에 그 비싼 대출이자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입주하자마자 아파트를 매도를 하려 부동산에 내놨다.

시기가 그리 좋지 않은 시기였지만, 새 아파트이고 조합원 물건이기 때문에 동/호수가 워낙 좋아서 매물은 순식간에 새 주인을 찾게 된다.

7억 초반정도에 매도를 하게 된다.

조합원 분양가가 6억 초반이었기에 그리 큰 차액은 아니지만, 대출을 모두 갚고 망원동에 신축빌라를 구입하게 된다.

마포구청역에서도 꽤나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노인들이 매일 출근할 것도 아니고 새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이 마음을 홀린 것이다.

지금에서 말이지만 매수를 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집값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왜? 빌라는 재개발/재건축 얘기가 나오지 않으면 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고 또한 김선임 부모님들이 새 거에 홀려서 비싸게 사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7억 초반에 매도를 한 마포 아파트는 2022년도 한창 부동산의 가격이 오르던 시절에는 호가가 20억이 넘는 물건도 등장한다.

물론 큰돈이 없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빌라를 살아야 하겠지만, 빌라와 아파트의 시세차익을 여과 없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한참 유행을 하던 플피로 빌라를 구매하는 것이 성행을 하였으나, 최근 빌라왕의 죽음으로 그 실체가 모두 드러나게 되었다. 집값 상승기에는 나쁘지 않은 투자방법이지만 요즘 같이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역전세가 속출하고 그 피해는 세입자가 고스란히 입게 된다.

빌라라는 물건 자체가 시세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전세금은 어차피 돌려받는 돈이라는 생각에 너무나 쉽게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발생했던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그 방법이 세상에 다 까발려져서 그런 플피투자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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