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바람이 불어오는 곳

물제비 타는 바람

by 별바라기

*2026. 1. 22. [라라크루 목요일에 만난 자연] -바람이 불어오는 곳-


현관을 나설 때부터 불안하여 신발을 갈아 신으라 타박하니 그 타박이 오히려 독이 되어 청개구리가 된 작은 아이. 십 센티 힐도 아닌데 무슨 걱정이냐며 기어이 신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치 예정된 시나리오가 있던 것처럼 아이는 계단에서 장렬하게 넘어졌고, 아이 말을 빌리자면 뿌직 하는 소리와 함께 발목이 꺾였다고 했습니다.


우선 급한 대로 약국을 찾아 파스를 사고 남편과 큰 아이가 편의점에 얼음을 구하러 간 사이 저와 작은 아이는 창 밖을 보고 있었습니다.



"바람 장난 아니다 그치? 바람 노는 것 좀 봐. 저기서 왼쪽으로 물제비를 타다가 또 반대로도 타고 재밌게 노네"


"엄마는 문학소녀 같이 표현하네. 바람이 논다 하고. 나는 밖에 나가면 머리카락이 날려 짜증 날 거 같은데".


"네가 지금 발목이 아프니 짜증이 나는 겨. 아빠랑 오빠가 간식도 사 온댔으니 단 거도 먹고 얼음찜질도 하고 나면 기분도 좋아질 걸. 그나저나 걸을 순 있겠어?"


아이는 제 어깨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저는 물 위에서 노는 바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바람은 물 위에서 한참을 놀다가, 테이블에서 버거를 먹고 있는 봉지도 날렸고, 곁에 있는 나뭇잎도 흔들고, 멋쟁이 여사님의 스카프도 날려버렸습니다. 짓궂은 바람을 보며 생각합니다. '지금 밖에서 노는 바람은 악동바람인가 보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어요. 정말 바람은 무슨 모양으로 생겼을까요?


어릴 적 바람이 색깔도 있고 냄새도 있다고 동생들에게 말하던 장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엉뚱하기 짝이 없던 말이었지만 지금 기억하니 참 멋진 말이었던 것도 같아요. 이유가 좀 거석 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여유지게 바람구경을 해서 좋았습니다. 아! 그 바람들 사이로 드디어 반가운 얼굴도 보이네요.


브런치 작가님들과 독자님들, 그리고 라라크루 작가님들께 여쭙니다. 지금 느끼고 계신 바람은 어떤 모양으로 보이시나요? 그리고 바람은 맞지도, 피지도 마시길 전심을 다해 응원합니다. ^^; 오직 피우는 것은 꽃과 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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