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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걷다
올레 6길
by
호두파이
Mar 18. 2022
어느새 돌고 돌아
환갑이라는 낯선 단어를 맞이하게 되는 해이다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끼리
환갑을 맞아 새로운 여행을 해보기로 계획했다
3일간의 제주 여행을
렌터카 없이
올레길만 걸어보면 어떻겠냐고.
3보 승차가 나의 모토인데,
걷는 것을 죽도록 싫어하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W이 제안했다
싫다는 속 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여행을 떠나는 전 날까지도
이번 여행이 탐탁지 않았다
제주공항ㆍ
겨울나라에서 온 네 명의 여인들을 맞이하는 따스한 바람에
꽁했던 내 마음이 무장해제되어버린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간단한 배낭을 멘 채 가까운 산책길을 찾아 나섰다
1년 중에 단 며칠도 잘 걷지 않는
나를 걱정하며
친구들이 제안한 것은,
가장 짧고 편안한 올레길을 제일 먼저 걸어보자고
했
다
(제주올레 패스포트)를
가까운 관광 안내소에서 사서 나누면서도
'내가 언제 다시 도보여행을 할 거라고,,,
나는 진짜 안 걷고 싶다고ᆢ'
숙소 옆에 있는 올레 6길은
쇠소깍에서 시작해서
서귀포 올레시장까지,
총 11킬로미터 구간이다
쇠소깍 출발점에서
스탬프를 찍는데
혹시나 잉크가 패스포트에 묻을까,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찍는 서로의 모습에
빵, 웃음이 터지면서
즐거운 도보여행이 시작되었다
해변을 따라
깨끗하게 정리된 나무데크,
아름다운 바다가
가슴으로 조금씩 스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울창한 숲길에서 파도소리가 넘나들고
우리들은 어린아이들처럼 웃음소리가 늘어났다
제주올레의 상징인 조랑말 간세의 머리를 시작점으로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리본을 따라 쉬엄쉬엄 걷다가
신선한 물고기 비늘같이 반짝이는 바다가
어찌 그리 아름다운 지
한참을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길 가에 즐비한 감귤나무가 보이고
앞서가는 친구의 멋진 뒤태가 눈에 들어오고
웅얼거리며 뭔가 말하는 친구의 음성에 귀를 내어주면서
불편할 거라 생각했던 이런 여행,
다시 또 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서귀포 올레시장에 도착해
종점 스탬프를 찍으면서
11킬로를 걸어왔는데도 지치지 않는 나 자신이 신기했다
"시간도 남는데 또 한 코스 걸어볼까?"
아고,, 안돼야~
손사래를 치면서도
꽤 먼 거리를 지치지 않고
걸어온 서로에게 장하다고 칭찬해준다
진한 커피가 생각나서 들어간 카페,
예쁜 문구가 써져있다
ㅡ여행의 길 위에서는 누구나 청춘이다ㅡ
제주올레길은
26코스, 총길이 425킬로미터
ㆍ
2박 3일의 일정 동안
6코스를 시작점으로
가까운 길 여기저기를 걷다 보니
고작 28킬로 정도 걸었을 뿐이지만
같이 간 친구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우리 남은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가
제주 올레길 완주라는 걸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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