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탐욕은 어디가 끝일까
“ 연기들은 언제 /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 ”
<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파블로 네루다 >
질문 없는 삶이 가능할까. 아마도 ‘나침반 없는 항해’와 같을 것이다. 오래전 ROTC장교 훈련을 받을 때 독도법을 배운 적이 있다. 강사는 6.25전쟁 중 소대장이 지형을 잘못 읽는 바람에 아군의 포탄이 아군 머리 위로 떨어진 비극(?)을 들려줬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켤 때마다 그 우화같은 비극이 떠오른다.
질문은 인생이란 바다를 헤쳐 나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나침반이다. 나침반은 파도가 뱃머리 를 삼킬 때, 칠흑 같은 어둠이 사방을 뒤덮을 때 우리를 살길로 인도한다. 인생바다는 멀리 거북이, 전갈바다까지 갈 것도 없다. 내 주변, 사람 사는 일만해도 칠흑 어둠 속 같다. ‘사람의 탐욕은 어디가 끝일까?’
답을 얻지 못한 질문은 세월이 갈수록 점점 늘어난다. 집 앞 백 미터 흙길은 나침반이 필요 없다. 그 흙길을 되 풀이 되 풀이, 되돌아 걸으며 질문한다. 시인 네루다 말처럼 우리는 그냥 ‘질문하다가 사라지는 존재’일 뿐일까. “(---)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줌 먼지만도 못하고 / 짐작하는 것만이 산더미 같다 /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 사라질 뿐 <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파블로 네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