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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이름처럼 가까운 거래의 매력

by 함수규 Mar 07. 2025


요즘 “당근마켓”이란 중고 거래 플랫폼이 대한민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고거래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당근마켓은 기업 규모도 급성장 중이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당근’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당신 근처의 마켓’. 네, 바로 그것이다. 


‘당근’은 내가 사는 지역뿐 아니라 직장이나 학교, 


자주 다니는 동선까지 포함된 모든 동네에서 거래가 가능하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근처에서 내가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다는 건, 무엇보다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나는 귀국 후 당근마켓에 가입하며 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10년간 애정을 쏟았던 네이버 중고장터 카페를 버리고, 


당근마켓으로 갈아타게 되었다. 왜냐고? 간단하다. 인터페이스가 너무 직관적이고, 


지역 기반으로 이웃처럼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이 동네에서 판매자가 나와 차 한잔을 하자고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당근마켓이 이제는 대한민국 1등 중고 거래 플랫폼이 된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정말 다양한 거래를 경험했다.






크랙리스트와의 미국 생활, 





‘광활한 땅’의 중고 거래





미국에 있을 때, 나는 중고 거래의 대명사인 ’ 크랙리스트(Craigslist)’를 많이 사용했다.


 넓은 땅덩어리 속에서, 크랙리스트는 카테고리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집 구하기부터, 아이들 장난감까지, 정말 모든 것이 다 있었다. 


그때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데이터가 관리될 수 있을까?” 하고 감탄했었다.



기억나는 건, 회사에서 사용할 중고 탁구대를 찾기 위해 


뉴저지 북부의 1시간 거리에 있는 고급 주택가까지 갔던 일이다. 


200불짜리 탁구대를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내가 그 집에서 왜 그 물건을 파는지 의문이 들었다. 


부잣집에서 중고를 왜 팔까? 과연 저 사람이 검소한 걸까, 아니면 ‘짠돌이’일까? 그건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어떤 사람과 거래를 하느냐에 따라 그 경험이 달라진다는 거다.






‘직거래의 철학’





가끔은 중고 거래에 거. 위험한 일도 생기곤 한다.


 특히, 여자가 혼자서 낯선 장소에서 중고 물건을 거래하는 건 꽤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교민들은 대체로 ‘데일리코리아’ 같은 한인 기반 사이트에서 거래를 많이 한다. 


나는 귀국 전에 여러 물품을 그런 사이트에서 처분했었다.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물건을 팔고 사고, 정보를 주고받으며 교류했다.



나는 중고 물품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편이다. 


오히려 원하는 물건을 싸게 사면서, 


그 물건을 어떻게 사용해 왔는지 판매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 얼마나 합리적인 쇼핑인가. 


중고 거래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있다. 


물건을 아끼며 잘 사용하다가, 


원하는 구매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잘 전달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신사동, 명품중고의 메카




내 스튜디오가 신사동에 있을 때, 지역 특성상 고가의 물품들이 많이 올라왔다. 

특히 명품 의류와 관련된 아이템들이 주를 이루었다. 

심지어 1억 원이 넘는 고급 명품 시계도 자주 보였다. 

이렇게 고가의 물품들이 오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가끔 멍하니 온라인 쇼핑을 즐기기도 했다. 고급 명품이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그 세계가 어딘가 신기하게 매력적이었다.

최근에는 스피커를 주로 사고팔게 되었다. 

다행히도, 신사동이라는 지역 특성상 이 물건은 금방 거래가 이루어졌고, 

나는 내가 원하는 브랜드의 스피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전엔 네이버 중고장터 사용 시에는  마치 드넓은 광야에서 네 잎클로버를 찾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정확한 알고리즘 덕분에 원하는 물건을 훨씬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IT 기술의 발전을 실감하게 된다.

어떤 플랫폼이든 자리를 잡으면, 그 뒤에 수익성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가 덧붙여지기 마련이다. 

페이스북이나 다른 사이트들처럼, 당근마켓도 이제 광고를 시작했다. 

물론, 사업적인 이유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원하지 않는 광고가 강제로 

붙여지는 것은 조금 불편한 부분이다. 

충성도 높은 유저로서 바라는 점은, 광고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사용자 경험을 방해하지 않는 형태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당근마켓은 이제 나의 일상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웃들과 친근하게 거래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은, 나에게 커다란 편리함을 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중고 거래는 나에게 소소한 기쁨과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지금도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팔고 사고, 

나의 작은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도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나는 또 다른 거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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