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의 얼굴들

by 한나



검은 뿔테 안경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그녀가
畵具 가방을 치켜올리며 건넨
생강차 찻물 위로
마른 오렌지 조각 하나
종이배처럼 떠다니고

매력적인 반주실력과
이국적인 외모의 그녀가
도마를 건반 삼아
빛나는 솜씨로 말아 온
맛있게 매운 어묵 김밥이

할 말을 뒷주머니에 숨기고
쭈뼛쭈뼛 다가오더니
츤데레처럼 불쑥 내밀고
무심히 돌아서던 안내실 아저씨의
비타 오백과 초코파이가

천생산은 아침보다 더 붉어지고
나도 어제보다 붉어져 있다

작가의 이전글널 필요로 하지만 사랑하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