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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석 Nov 11. 2024

담배와의 이별 그리고 슬픔

마치 전 연인을 그리워하는 느낌이지.

글 쓰기 전에 사진 한 장.

담배 끊은 지 47일 차. 2024.11.10


난 아직도 네 생각이 나

마치 전 연인을 그리워하는 느낌이지

너도 내 마음과 같을까?


난 아직도 네 느낌이 나

마치 네가 나와 함께하는 느낌이지

너도 나와 함께하고 싶을까?


난 지금도 너를 기억해

내 입술에 닿는 필터의 감촉이지

너는 나를 기억할까?


...


넌 나를 생각하지 않아

아무 생각 없이 불에 탈뿐이지

넌 나에 대한 감정이 없잖아?


넌 나를 기다리지 않아

그저 네 몸을 태워줄 누군가를 기다릴 뿐이지

누군가는 내가 아니어도 되잖아?


넌 나를 기억하지 않아

마치 직장인이 일을 하러 직장에 가는 것과 같지

너는 네 일을 했을 뿐이잖아?


...


그래서 너를 편하게 잊을 수 있었던 거야

짝사랑 같은 느낌이야


나 혼자 즐겁고 신나다가 슬프고 외로운 거야

나만 너를 사랑하고 좋아한 거야


아직은 생각이 날 거야

앞으로도 네 이야기를 할 거야


옛날에 담배라는 중독성이 강한 친구를 만났었다고

나한테 헤로운 친구라서 다시는 안 만난다고

앞으로도 만날 생각 없다고





이제는 제법 담배와 이별한 느낌이 든다.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몸의 개운함과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내 딸 통장에 돈을 넣는 이 행동도 마음에 든다.


기분이 좋다.


잘 헤어졌다.


담배는 내 몸에 나쁘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면 패스트푸드도 내 건강에 좋지 않겠지만...


생각해 보면 내 몸을 망치는 건 '나'인 듯싶다.


뭘 먹고, 마시고.


운동을 하지 않고, 일을 하지 않고.


잠을 자지 않고, 씻지 않고.


사람을 만나지 않고, 책을 읽지 않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 해가 되는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


나를 망치는 건 담배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나를 망치는 것들을 하나씩이라도 없애나가야 한다.


나를 위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나를 가꿔야 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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