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석 Aug 09. 2023

2022년 2월, 1개월에서 2개월까지

한 달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

조리원에서 나오자마자 가족사진을 찍었고, 너는 손으로 자꾸 네 얼굴을 긁어서 상처를 내곤 하는데, 그래서 양말을 손에 끼워놓고 있기도 해.

우리 집 강아지는 항상 너에게 분유를 먹일 때마다 아빠 옆에 와서 앉아있고 누워있기도 하고 그래.

너는 분유를 먹고 트림을 하다가 게울 때가 많아.

아직은 먹는 양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스스로 트림을 할 수 없어서 등을 두드려주거든.

트림을 하고 나면 방긋 하고 웃는데, 그 모습이 참 예뻐.

이제는 팔이나 다리를 혼자서 올리고 내릴 수 있어서 더욱 귀여워졌지.

주로 너는 잠을 많이 자고 있단다.

얼마나 많이 자냐하면, 거의 먹고 싸면 바로 자는데, 배가 고파지거나 하면 일어나곤 해.

그리고 울기는 얼마나 많이 우는지.

아마 아빠가 살아가는 동안에 이렇게 많이 우는 사람을 본 건 처음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엄청나게 우는 너를 보고 있으면 정말 마음이 아프고 슬퍼.

아빠로서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은 그저 안아주고 토닥여주는 것 밖에 없더라고.

이 사실이 아빠에게 처음으로 무기력하다는 느낌을 줬어.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여서, 아빠도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너만큼 힘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너는 지금 우는 것 빼고는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

그래서 계속 안아주고 있기도 하지.

많이 울어도 괜찮아.

아빠가 너의 옆에서, 너를 품에 안고 절대 놓치지 않을 거니까.

너의 울음소리와 울 때 아주 빠르게 뛰는 심장박동과 온 몸에 힘을 주고 우는 너를 직접 느끼면서 너를 안아줄 거야.

이번 달은 유독 많이 울기도 했어.

앞으로 치아가 날 때 심각하게 많이 운다고 하는데, 얼마나 울지 상상도 못하겠어.

그럼에도 너를 많이 사랑해.

세상에서 한 명밖에 없는 내 딸이니까.


Tip 1개월에서 2개월

 산후조리원에서의 시간이 지나면 집으로 오게 됩니다. 저는 처음에 우리 집에 신생아가 있다는 것이 참 어색했는데, 그것보다 산후조리원에서 있었던 선생님들이 없이, 저와 아내 둘이서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정말 낯설었어요. 그 전에 아기를 위한 물품들(기저귀, 여벌 옷, 젖병, 침구류, 아기 띠 등)은 집에 미리 구비해 두시는 것이 편합니다. 이제는 온전히 아기에게 모든 신경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그 외의 준비는 미리 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이제야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가 얼마나 편했는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기가 짧으면 1시간, 길면 2~3시간 정도에 한 번씩 분유를 먹어야 하고, 약 3시간마다 기저귀를 갈아야 하고, 시도 때도 없이 울기 시작합니다. 밤에 울기 시작하면 왜 우는지 알 수가 없어서 분유도 먹여보고, 안고 있어도 보고, 기저귀도 보고, 열도 재보는 등의 행동들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때 생각과 행동을 빠르고 정확하게, 말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하시는 것을 목표로 두시면 좋습니다.     

 

 또한 밤과 낮의 구분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의 생체리듬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규칙적인 수면입니다. 낮에는 커튼을 걷고, 햇빛이 집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밤에는 커튼을 치고, 집의 조명을 조절해서 어두워지면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뇌는 수면 중에 그날 하루 동안 몸에 생긴 상처 또는 뇌세포를 복구하고 재생하는데, 잠을 통해서 뼈와 장기가 자라고 근육이 형성되는 데 필요한 강력한 분비는 깊은 잠을 잘 때 생성됩니다. 아기는 생각보다 자주 깨는데, 이 부분은 뇌의 발달이 덜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얕은 잠을 잘 때가 많고, 생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은 늘어갈 것입니다.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말하고 또 말하고 계속 말을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서 시집이나 장가를 가기 전까지 책이나 이야기를 읽어주고 또 읽어주어도 전혀 과하지 않습니다. 또한 아기의 옹알이를 모방하고 강화시킴으로써 아기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아기와의 대화시간에는 핸드폰이나 TV 등은 사용하지 않고 아기와 눈을 맞추며 있는 것이 좋아요. 아기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기회는 꼭 잡으시길 바랍니다.     


 신생아는 10의 11승정도 되는 뇌세포를 갖고 태어나고, 각각은 평균 1만개의 가지를 뻗어 나가는데, 이 때 뇌의 회로 연결 가능성은 10의 15승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10m의 11승이라고 하면 1억km가 되죠. 지구 한 바퀴가 약 4만km정도 되니까, 지구를 2,500바퀴를 돌 수 있겠네요. 이 상태가 겨우 17 퍼센트의 뇌세포만이 회로를 형성한 상태로 태어난 것입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뇌세포들은 계속 성장하게 됩니다.     


 아기들은 소리를 낼 수 있는데,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하드웨어, 어떤 언어를 말하게 될 지는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소리를 듣고, 부모님의 목소리를 계속 듣는 등의 경험, 즉 후천적인 경험을 통해 아기가 어떤 언어를 말하게 될지 결정됩니다. 우리 아기에게 다양하고 많은 소리를 들려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