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월, 19개월에서 20개월까지

Tip 행복한 하루 시작하기

by 김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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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월, 19개월에서 20개월까지

사랑스러운 내 딸.

너무 예쁘고 귀여운 한 달을 보냈어.

요즘에 네가 노는 모습을 보면 진짜 많이 컸다는 걸 느껴.

소꿉놀이의 기술이 점점 늘고 있는데, 예전에는 그냥 물건들을 들거나 내려놓거나 가지고 돌아다니는 정도였거든.

지금은 주전자를 가지고 컵에 물을 따르거나, 포크랑 나이프를 들고 음식을 먹는 흉내를 내거나, 접시 위에 음식들을 올려놓고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였어.

진짜 주방에서 엄마, 아빠가 하는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더라.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

나중에는 정말로 주방에서 이렇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당연히 그 시기가 되면 뜨거운 것들이나 칼 등등 네가 만지면 다칠 수 있는 것들은 조심할 거야.

엄마랑 아빠를 도와주는 너의 모습을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져.

지금도 이렇게 가족을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사랑스러워질까 생각해.

그리고 앞 구르기를 종종 하거든?

이건 참 누가 알려준 적이 없는 행동이란 말이지.

머리를 바닥에 대고 앞으로 구르는데 진짜 귀여워.

침대에서 주로 굴러다니는데, 정말 이렇게 귀여운 아기가 또 있을까 싶어.

어디에서 이렇게 앞 구르기를 보고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네 모습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천사와도 같은 모습이야.

그리고 아빠 가방을 뒤지는 것도 잘해!

이번에 새 가방을 하나 샀는데, 그걸 보자마자 아주 그냥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열어보고 꺼내보고 만져보고 그랬어.

그러다가 못하게 하면 엄청나게 울고, 또 울고 그래.

주로 뭔가 하지 못하게 하면 많이 울어.

엄마랑 아빠가 일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언제 깨달을까.

그렇게 서럽게 울어야 하는가.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발도 동동 구르면서 우는 너를 보고 있으면 참 마음이 아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네가 다칠 게 눈에 보이는데, 위험한 행동을 하게 둘 수 없지.

네가 원한다고 해서 전부 다 해주지는 않아.

그게 네가 참 서러웠나 봐.

눈물이 또르르 하고 떨어지는데, 세상을 다 잃은 느낌이 들어.

그럴 때면 너를 그냥 울게 둔 적도 있고, 토닥여 줄 때도 있었고, 관심사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기도 했어.

그냥 울게 둘 때의 너는, 감정이 굉장히 격해져 있을 때야.

그때는 그냥 두는 것이 좋지.

억지로 너를 안거나 데려가는 일은 거의 없었어.

하지만 밖에서 바닥에 드러눕거나 하면 아빠가 너를 들고 그 자리를 벗어났어.

나중에 아빠가 너를 들 수 없게 되면 그냥 바닥에 같이 누워 있어 보려고 해.

그러다가 네가 아빠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너를 설득하거나 훈육하겠지.

그냥 운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로 알려주지 않을까 싶어.

지금 이렇게 길게 글을 쓰는 것은, 그만큼 엄마랑 아빠가 네가 우는 일로 힘을 많이 쓰고 있다는 거야.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아마 엄마와 아빠의 느낌을 알게 될 시기는 네가 어린이, 청소년을 지나 청년이 되고, 결혼해서 아기를 낳게 되면 확실하게 알게 될 거로 생각해.

이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육아 지침서가 있거든.

근데, 그 모든 육아 지침서가 너에게 맞춰져 있지는 않아.

너에게 맞는 것들을 찾아야 하는 거야.

그래서 지금 이렇게 글을 써 놓으면 네가 어떻게 자라왔는지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될 것으로 생각해.

물론 아빠도 글을 쓰면서 너를 잘 키우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하고.

확실한 것 하나는 네 인생이 네가 원하는 대로 잘 가도록, 엄마랑 아빠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사실이야.

네가 힘들어하면 옆에서 같이 힘들어해 주고, 격려와 위로도 해주고, 때로는 따끔하게 혼내기도 하겠지.

엄마랑 아빠랑 약속한 것 중의 하나는, 너에게 사랑의 매를 들거나, 그 어떤 것으로도 너를 때리지 않겠다는 거였어.

갑자기 욱해서 화를 내더라도, 너를 때리는 것은 그 어떤 이유가 있어도 절대 정당하지 않거든.

이거 하나는 평생 잘 지킬 것 같아.

지금이야 이렇게 지식적으로,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지만, 육아는 정말 신기하고 계속 새로운 부분들이 생기는 마법이 함께하는 것 같아.

아빠도 네가 생기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고 했지만, 아빠는 그 당시에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단다.

어리석었지. 아주 많이.

그 덕분에 지금 몸으로 많은 것을 깨닫고 경험하는 것 같아.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기가 한 명인 것과 두 명 또는 그 이상의 다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얼마나 엄청난 일들이 벌어질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

하지만 딱 하나,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행복감은 누구라도 느낄 수 있었을 거야.

당연히 가정마다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까 행복하지 않은 가정도 있겠지만, 적어도 엄마랑 아빠는 이 세상에서 이렇게 행복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너로 인해 수많은 변화가 생기고, 변화를 같이 겪으면서 우리 가족이 더 뭉칠 수 있게 되었지.

진짜 아름답고 존귀한 존재야.

소중한 딸.

다음 달에도 재미있게 지내보자.

사랑해.


Tip 행복한 하루 시작하기

시간이 지나면서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제 딸은 행동과 단어로 표현을 많이 하는데, 정말 신기합니다. 제 딸이 아침에 일어나서 등원하기 전까지의 일상을 써봅니다.

일단 제 딸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제가 누워있는 곳으로 와서 제 머리를 들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저보고 일어나라는 것이죠. 제 머리맡에서 끙끙거리는 제 딸의 힘쓰는 소리는 너무 귀여워요. 그래서 일부로 일어나지 않고 조금 더 누워있던 적도 있었어요. 그러면 제 딸은 아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칭얼거리기 시작합니다. 베개도 손으로 팍팍 소리가 나게 치기도 하고, 아빠 얼굴에 올라타기도 해요. 그러다가 제 손가락을 하나 잡고 온 힘을 다해 당기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요즘은 이런 식으로 저를 매일 아침에 깨우고, 저는 딸의 모닝콜을 듣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행복한 아침이 시작되고, 제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앉아 있으면 제 딸은 저를 보고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방방 뛰기도 하고 손뼉도 치면서 기분이 좋다는 것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 손가락으로 딸 본인의 눈을 가리키면서 ‘응'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제 눈도 가리킵니다. 저보고 안경을 쓰라고 하는 것이에요. 제가 안경을 쓰면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제 딸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안경을 씁니다. 제 딸은 안경을 쓴 저를 보고 너무 좋아하면서 아빠 손을 잡고 거실로 데리고 나갑니다.

거실에 나오면 저보고 바닥에 앉으라고 손바닥으로 바닥을 칩니다. 그러면서 “어! 어! 어!”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제 딸을 너무 예뻐하면서 바닥에 앉습니다. 그러면 제 딸의 놀이가 시작됩니다. 아빠가 잘 앉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장난감이나 책, 이불 등 스스로가 원하는 물건들을 제 앞으로 가지고 와서 노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는 저보고 책을 읽어달라고 하거나, 뭔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저에게 부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거실에 앉으면 꼭 하는 것은, 제 딸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입니다. 밤 기저귀를 차고 있는 상태여서, 많이 쳐지고 무거운 상태거든요. 그래서 아내가 갈아놓지 않았으면, 제가 기저귀를 갈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제 딸의 컨디션이 좋으면 가만히 있어 주는데, 뭔가 피곤하거나 짜증이 많이 난 상태면 협조적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협조를 해주지 않으면 기저귀 건드리지 말라고 하면서 엄청나게 울거든요. 매일 변수의 연속이죠.

그러다가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파지면 저를 데리고 냉장고나 정수기 앞으로 갑니다. 저를 데리고 갈 때는 주로 제 손이나 손가락을 잡고 가는데, 저보다 한참 작은 아기가 저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냉장고 앞에 가서 냉장고 문을 가리키며, 어눌한 말투로 “이거”라고 말을 합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어떤 것이 먹고 싶다는 뜻입니다. 제가 냉장고 문을 열어주면 제 딸이 먹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유아용 치즈나 우유, 요구르트 등과 같은 것들이나 블루베리, 딸기 등과 같은 과일들을 가리키면서 “이거”를 반복합니다. 그래서 원하는 음식을 꺼내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엄청나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천사가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식전에 간단한 음식을 먹고 있으면 제 아내가 아기에게 맞추어진 음식들로 아침을 준비하고 먹습니다. 자극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매운 음식이나 짠 음식은 거의 먹지 않습니다. 언젠가 제 딸이 김치를 너무 먹고 싶은데, 저와 아내가 주지 않으니, 바닥에 드러누워서 대성통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춧가루를 두 개 정도 아기포크에 묻혀서 줬더니 좋다고 먹습니다. 약 5초 정도 지난 후 제 딸은 “으아”라고 말하며 혀를 내밀고 손으로 부채질하기 시작합니다. 물도 많이 마셨어요. 그 모습을 보고 저와 와이프는 엄청나게 웃었답니다.

그와 동시에 저는 제 딸에게 이야기합니다. “아기야. 고춧가루가 아주 맵지? 지금 너는 맵다는 것을 느꼈을 거야. 엄마랑 아빠가 너에게 뭔가를 해주지 않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단다. 나중에도 하나하나 알려줄게. 김치는 나중에 더 크면 먹어보자.”

그 뒤에 제 딸이 김치를 또 가리켰는데, 제가 혀를 내밀면서 “아이 매워!”라고 하니 제 딸이 저의 모습을 똑같이 따라 하면서 먹지 않겠다고 하네요. 그리고 김치를 보고 헤어지자는 뜻으로 양손을 흔들며 저리 가라고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주로 등원해서 부모와 헤어질 때, 하원해서 어린이집 선생님과 헤어질 때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아침을 먹고 나면 치아를 닦아줍니다. 예전에는 많이 싫어했는데, 요즘에는 제가 “아~”, “이~”라고 하면 제 딸이 “아~”, “이~”라고 소리를 내면서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이후에 간단하게 세안하고 로션을 바르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나면 아내가 머리를 묶어줍니다. 아직은 가만히 있는 것이 힘들 나이고, 예전에는 머리를 묶는 것 자체를 엄청나게 싫어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제 딸이 머리가 묶여있는 자기 모습을 거울로 보면서 꽤 좋아합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고 머리카락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면서 “오!”라고 하며 함박웃음을 부모에게 선사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제 딸이 나름대로 가만히 앉아서 머리카락을 묶는 것을 기다리고, 이 시간을 점점 더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 어린이집으로 출발합니다.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습니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의 신발도 챙겨주고, 우리 집 강아지도 같이 챙기는 모습도 보입니다. 중간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말도 많이 합니다. 여기에 전부 다 쓰기는 어렵지만, 점점 할 수 있는 말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집 앞에 있는 어린이집으로 등원하게 됩니다. 제 딸의 담임선생님이 맞이할 때는 엄마, 아빠와 잘 헤어지는데, 옆 반 선생님이 맞이하면 엄청나게 울고 난리를 치기도 합니다. 그만큼 자신을 담임해 주는 선생님을 잘 따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우리 집의 오전 루틴입니다. 제가 일하는 5일 중, 3일 정도가 출근이 늦어서 가능한 루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글로 써보니 또 다른 느낌입니다. 제 딸이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표현하고 있는 것들을 부모가 잘 받아주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보게 되네요.

그리고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많고, 말의 끝을 올려서 질문형의 말을 하기도 합니다. “오~?” 와 같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겠다고 할 때는 이렇게 표현하기도 해요.

점점 익숙해지는 단어들을 잘 사용하고, 행동에서도 표현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제 딸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엄청 예뻐 보입니다.

이 시기는 18개월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짜증이 줄어들고, 정교하게 주변을 탐색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른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너무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육체는 아주 힘들 수 있지만, 그럼에도 기분이 좋은 것은 언제나 똑같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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