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월, 21개월에서 22개월까지

Tip 성 정체성의 발달

by 김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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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월, 21개월에서 22개월까지

귀여운 내 딸.

이번에는 엄마랑 아빠가 싸운 적이 있었어.

네가 밥을 먹지 않겠다고 짜증을 내는 일이 많았는데, 엄마랑 아빠가 이런 상황에서 너를 어떻게 양육해야겠다는 생각이 다른 상태였거든.

그래서 네 앞에서 소리도 지르고, 이후로 엄마랑 아빠랑 대화도 하지 않고 그랬어.

엄마랑 아빠가 참 못났지.

그렇지만 네 잘못이 아니라는 것과 너에게 해주는 것들은 똑같았어.

그럼에도 네가 보기에 엄마랑 아빠가 평소랑 다르게 느꼈는지, 엄마랑 아빠랑 의자나 바닥에 같이 앉으라고 하기도 했고, 밖에 나갈 때 역시 엄마랑 아빠랑 같이 나가자고 하기도 했어.

네가 말하진 못해도 모든 걸 보고 듣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지.

그 이후로 네가 자고 있을 때 엄마랑 아빠랑 대화로 잘 화해했어.

앞으로도 종종 싸우겠지만, 엄마랑 아빠의 싸움으로 인해 너를 불안하게 하지 않을게.

약속해. 그리고 사랑해.

너는 만화를 참 아주 좋아한단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 아기는 거의 없겠지만, 너 또한 만화를 참 좋아하고 있지.

게다가 두 번이나 만화 테마파크에 다녀왔으니 얼마나 좋겠어.

그래서 엄마가 너를 위해 전용 영화관을 만들어 주었지.

벽을 스크린 대신 사용했는데, 네가 참 좋아해.

벽에 캐릭터가 나오면 네가 벽으로 가서 손으로 가리켜 보고 만져보기도 하고 벽 앞에 서서 네 그림자를 보고 놀라기도 했지.

침대가 바로 있어서 네가 좋아하면서 뛰기도 하고, 앞으로 구르고 옆으로 굴러다니기도 했어.

튜브로 된 의자를 가져가 주니까 네가 좋다고 앉아서 만화 영화를 잘 보고 있는 모습이야.

팔을 걸치고 앉아서 우유를 마시는 모습이 진짜 영화관에 온 것 같은 모습이야.

나중에 네가 더 크고 나면 영화관에도 같이 다니자.

이렇게 집에서 벽을 스크린 대신 사용해서 큰 화면으로 뭔가를 보는 건 엄마랑 아빠도 오랜만이야.

이 빔프로젝터는 엄마랑 아빠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샀던 거야.

그때는 일부로 TV를 사지 않았거든.

TV가 있으면 엄마랑 아빠가 대화도 많이 하지 않을 것 같았고, 굳이 없어도 아주 재미있고 신나게 살았기 때문이야.

그래도 엄마랑 아빠가 영화를 아주 좋아해서 영화관에도 많이 다녔는데, 이때 빔프로젝터를 하나 구매해서 집에서 엄청 많이 봤었지.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많이 보고, 그 외에도 다양하게 잘 사용했었는데, 이제는 너와 함께 이렇게 보고 있네.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고 행복한 것 같아.

네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로 써놓았으니, 추억이 될 것 같아.

우리가 가족이 된 이후로 너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그런지 모든 일을 할 때 너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엄마랑 아빠가 문자나 통화를 할 때도 너에 관한 이야기나 네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는 일이 대부분이 되었거든.

네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엄마랑 아빠가 큰 노력을 하고 있단다.

그럼에도 너에게는 부족할 수 있겠지만, 최대한 부족한 부분 없도록 노력할게.

이번에는 명절이 있었지.

그래서 대가족이 모이는 곳에 네가 갔었어.

돌이 막 지났을 때 다녀오긴 했었는데, 그때보다는 많이 큰 상태여서 엄청나게 울거나 그러진 않았고, 엄마랑 아빠 품에 안겨서 계속 가족들을 관찰하고 그랬었지.

그럼에도 왕 할머니는 잘 만나고 왔어.

아 증조할머니를 뵙고 왔지.

명절이라서 한 번 다녀왔고, 그전에 따로 뵙고 왔지.

네가 증조할머니를 좋아해.

그래서 그런지 증조할머니께 참 잘하더라.

네가 방긋 웃기도 하고 증조할머니한테 물건도 가져다 드리기도 했어.

네 기억 속에 증조할머니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

4대가 모여서 명절을 함께 보낸다는 것은 너무나도 좋은 일이지.

이제 네가 좀 더 크고 나면 고모들이랑 같이 재미있게 많이 놀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이번 달에는 쉬는 날이 많아서 엄마랑 아빠랑 같이 놀러 가기도 했었어.

거기에서도 신나게 잘 놀았고, 이제는 잘 뛰어다녀서 그런지 한참을 돌아다니더라고.

너는 너무 귀여워.

보통 귀여운 게 아니라 아주 귀여워.

아직 키가 1미터도 되지 않았는데, 작고 소중한 아기가 새로운 곳에 갔다고 신기해하고 행복해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어쩜 에너지가 흘러 넘 칠지 싶어.

집에서는 밥도 잘 먹지 않을 때가 있는데도 몸무게랑 키가 조금씩 늘고 있는 것도 신기해.

특히 블루베리를 참 좋아하고 말이지.

과일을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는데, 손이 블루베리가 될 정도로 엄청 많이, 잘 먹어.

청포도나 배, 치즈, 요구르트 같은 것들을 알아서 찾는데, 진짜 많이 귀엽지.

친구들하고도 잘 놀고 있는데, 친구랑 친구 엄마랑 같이 놀러 가서 재미있게 놀기도 했어.

커다란 실내 놀이터에 같이 갔었는데, 많이 신났지.

그렇지만 아직은 또래 친구들하고 엄청나게 놀지는 않아.

비슷한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어른들하고 노는 게 더 재미있을 시기거든.

그래서 나중에는 꼭 단체 운동 같은 것들을 시키려고 해.

아니면 엄마나 아빠랑 같이 해도 좋지.

단체 운동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거야.

여러 사람하고 지내면서 지켜야 할 규칙, 양보, 배려, 협동심, 자신감, 성취감, 동기부여 등등.

엄마는 너랑 수영장에 가서 같이 수영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해.

엄마가 수영을 좋아하고, 아주 잘하거든.

아빠는 너랑 어떤 것들을 해도 좋아.

아빠가 아직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살아보니까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리 머리가 좋고 돈을 잘 벌어도 아무 소용이 없겠더라.

그래서 아빠는 네가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

뭐든.

친구를 따라서 태권도장이나 킥복싱 도장 같은 곳에 가도 좋고, 아니면 클라이밍이나 자전거 같은 스포츠도 좋고, 혹은 탁구나 축구 같은 구기종목도 좋고, 혹은 달리기나 줄넘기 같은 맨몸운동을 해도 좋아.

아빠는 네가 하고 싶은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해 줄게.

아니면 같이 해도 좋지.

아빠도 운동을 아주 좋아하거든.

나중에 같이 운동하게 될 날이 기대된다.

사랑해 딸.


Tip 성 정체성의 발달

제 딸과 함께 목욕하게 되는 경우가 1주일에 1번 이상 있었습니다. 주로 제 아내가 딸의 모든 부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데, 주 1회는 박사과정을 위해 대학원에 가야 하므로 그날은 제가 양육을 하고 있거든요.

저도 같이 샤워하다 보니, 제 딸이 저의 성기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딸 본인의 성기를 가리키며 자신과 아빠의 성기가 다름을 인식합니다. 약 18개월 이후부터 인식하기 시작하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네요.

이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성 정체성이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생후 2, 3세가 되면서 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것이고, 세상에는 두 개의 다른 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자녀가 아빠와 같은 자세로 또는 다른 자세로 소변을 보게 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성을 가진 부모나 친구들의 ‘다름’을 관찰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강해질 수 있습니다. 관찰하고자 하는 아기들의 모습은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여아는 자기 성기가 남아의 성기와 해부학적으로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처음 발견하고 나면, 자기 성기가 잘린 것이 아닌가 하는 거세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혹은 여아가 남아의 성기를 갖고 싶어 하는, 남근을 선망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부분은 어머님의 여성성에 대한 태도 또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훨씬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엄마가 자신의 여성성에 만족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기가 해부학적인 차이의 일시적으로 놀라움이나 경외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이것이 곧 단순한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이 여자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초기 유아기에서부터 성에 대한 감각은 발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는 유아기의 성에 관한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과 함께 동물들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젖을 짜고 있는 암소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걸 보고, 제 딸이 자기 성기를 가리키며 “쉬”라고 합니다. 또한, TV나 다른 매체에서 소방차가 물을 뿜는 것을 보고 똑같은 행동과 말을 합니다.

부모의 생식기에 대해 궁금한 모습들도 많이 보입니다. 엄마에게도 남근이 있는지, 아빠는 왜 자신의 것과 다른지 등등. 이 시기의 아이들은 모든 생물 또는 사물에 생식기다 ‘있다.’ 혹은 ‘없다.’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좀 더 크면서 자기 성기에 대한 관심이 자위행위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신체감각이 정상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자기 성기 부분에 우연히 자극이 주어지면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쾌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정상 발달이고, 아이의 자위행위는 ‘놀이’라는 부분이 성인의 자위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부분은 다음 책 혹은 그다음 책에서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살아가면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부분입니다. 여기에서도 제일 중요한 부분은 ‘엄마와의 애착’입니다. 특히 여아의 여성성이나 남성관, 이성 관계 패턴의 시작이 엄마와의 애착 관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초기에 엄마와 충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자녀들은 자라면서 엄청 다양한 부분들을 경험하고 새로운 것들을 탐색하게 됩니다.

스스로 옷을 벗는 것이 익숙해지고, 친구들과의 사회성을 기르기도 합니다. 옷을 갈아입을 때 스스로 옷을 벗기도 하고, 배변하려고 할 때 옷을 벗는 훈련을 시키기도 합니다.

대부분 아기는 자기중심적입니다. 그리고 소유욕 또한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래 친구와 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친구들과 만나고 어울리고 같이 놀면서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규칙에 대한 것들을 몸으로 익히기 시작합니다. 기다림을 알게 되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친구 가족과 함께 놀러 가거나, 음식점에 가거나, 같이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사회성이라는 부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한 곳에서만 노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곳에 다니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이 세상에는 다양한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되고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로 세상에 대해 알아가고 있으니, 부모는 자녀의 옆에서 든든하게 잘 있어 주고, 자녀가 세상을 알아가다가 힘들어하거나 어려워하는 일이 있을 때 하나하나 알려주며 도움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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