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뭐 있어?

잔잔한 기쁨

by YS


아침 햇살이 창을 통해 환하게 내리쬐어 잠이 깨어 일어난다. 기분 좋은 햇살이다. 바다로 나온다. 이 맑고 푸른 하늘과 바다를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까? 등대 옆에 서서 경계 없는 하늘과 바다를 이쪽으로 저쪽으로 몸을 빙 돌리며 바라본다. 파아란 바다에 투명하게 하얀 구름들이 떠 있다. 허리를 뒤로 꺾어 하늘을 본다. 가만히 구름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구름이 저렇게 하얗게 빛나도 되는 거야?’ 하고 생각한다. 바닥에 누워 하늘을 마주 보고 싶다.

“거기, 뭐 있어?”언제 왔는지 Y가 묻는다.

“하늘에 하늘이 있어. 구름이랑.”

“하늘에 뭐 있는 줄 알았네.” 따뜻한 목소리다. 아무 말없이 함께 가만히 하늘과 바다를 바라본다. 여기 하늘엔 잔잔한 평화로움이 있지. 이 하늘과 바다는, 대체할 수 없는 사랑의 기운을 품고 있지.

그리고 시끌벅적한 기쁨을 먹고 마신다. 기쁨을 마신다. 즐거움을 마신다. 수다를 씹는다. 기억으로 남을 시간이 지금, 여기 있다. 절묘하게 하늘이 우리에게 선물을 준다. 우두둑, 우두둑, 두둑 두둑 쏟아지는 빗소리가 들려주는 타악기의 향연. 창을 활짝 열고 빗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모두 창 밖을 바라본다. 행복한 표정들이다.

“언니, 타이밍 정말 완벽하다. 어떻게 이렇게 딱 이 순간에.”

“그러게. 비 소리 너무 좋다.”

“정말 기가 막히다!”

“영미 언니야, 제주는 정말이지, 좋아할 수밖에 없다니까.”

비는 그렇게 잠깐 선물 같은 시간을 주고 떠났다.

“근데, 왜 둘 다 언니라고 불러?”

“아, 얘네들이 다 영미언니라고 부르니까 이름이 영미가 아니고 영미언니야.” 한바탕 소리 내 웃는다.

또 한 번 즐거움을 들이켠다. 단단하게 굳었던 마음의 철문이 언제 녹았는지, 말랑말랑 찰떡이 되어 버린다. 하늘 때문에. 구름 때문에. 너희라는 술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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