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찬 말

by YS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예의를 차린 말이나 빈말들을 하며 살아간다. 경우에 따라서 그런 말들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 사업을 하는 지인분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많이 하라고 조언을 한 적이 있다. 그래야 사람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그분은 누구에게나 칭찬을 많이 한다.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분은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분에게 예쁘다면서 자신이 결혼을 안 했으면 데이트 신청을 했을 거라며 농담을 했다. 그분은 마주하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그런 말을 건넨다. 농담을 던짐으로써 분위기를 가볍게 하는 장점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칭찬에 진심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반문을 했다. 그렇게 가볍게 던지는 말을 듣고, 듣는 사람이 정말로 좋아할지 모르겠다고. 그분은 빈말이라도 예쁘다는 칭찬은 누구나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데 과연 그런 빈말이 칭찬으로 여겨질지 잘 모르겠다.

나는 어쩐지 마음에도 없는 실없는 말이 잘 나오질 않는다. 칭찬이 사람의 기분을 한껏 고양시키는 것은 맞다. 더욱이 칭찬에 인색한 우리나라에서 모두가 칭찬에 굶주려 있지 않나. 하지만 칭찬을 할 거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칭찬해주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오늘 셔츠 색이 잘 어울린다거나 일처리를 잘했다거나. 만나는 사람에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기분 좋은 칭찬 한마디를 찾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가벼운 말들을 허공에 날려버리는 것 같다. 마음에도 없고, 하지도 않을 그런 말들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 밥이나 먹자’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나중에’라는 말은 대체로 기약이 없다. 정말로 만날 마음이 있는 사람들과는 약속을 정하지 나중으로 미루지 않는다. 물론 이런저런 사정이 다 있다는 것은 말하지 않겠다. 다만 나는 허공에 흩어져 사라지는 텅 빈말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웬만하면 마음을 꾹꾹 담은 꽉 찬 말을 하며 살면 좋지 않을까?

keyword
이전 11화거기 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