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 많은 내가 아침에 뭔갈 한다는 건 대단한 결심이 섰다는 반증인데, 오래전 아무도 지지해주지 않던 나 홀로 유학을 준비하며 다녔던 토플 아침반 수업이 내가 했던 마지막 대단한 결심이었던 것 같다. 7시 수업을 위해 지하철 첫차를 타야 했던 나는 5시에 일어나 부리나케 준비를 하고 빈속에 무거운 밤하늘 같은 새벽공기를 채우며 걷고 걸었던 것 같다. 그 길이 고되어 이런 '일찍 뭔갈 하는 건' 될 수 있으면 피하자는 마음을 굳게 먹었었다.
그 후로 아침형 인간이니 얼리버드니 뭐니 소란스러워도 눈감고 귀 닫고 내 스타일대로 살아왔었는데, 지난봄부터 본의 아니게 아침형 인간처럼 보이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올해만 의료비로 상당한 금액을 지출하고, 더 나이 먹어 제대로 걷고 싶으면 뭐라도 해야 한다는 계몽의 순간에 접어들며 나는 뭐에 홀린 듯 덥석 7시 모닝요가를 선택해 버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놀라며 지금까지 순항 중이다. 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뭐 하기 프로젝트'는.
6시 반에 간신히 정말 간신히 일어나 이 닦고, 주섬주섬 옷 입고, 세수도 안 한 얼굴에 선블락까지 챙겨 바르고, 운동화 구겨 신고, 엘리베이터 앞에 설 때까지 비록 눈은 여전히 감겨 있지만, 매트 위에서 팔다리 몇 번 휘적거리고 나면 비로소 서늘한 아침공기가 뱃속에 가득 찬다.
돌아오는 길에 집 앞에서 언제나 나를 강렬하게 유혹하는 빵집만 잘 뿌리치고 달려오면 되는데 오늘은 그만 홀딱 넘어가 버렸다. 그렇게 힘들게 요가하고 정제당 먹어 버리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그는 나를 타박하지만, 이런 내적갈등과 결단, 죄책감과 뿌듯함 같은 수많은 감정이 뒤섞인 빵과 함께하는 모닝라테는 정말 맛있다. 염치없이.
얼마나 이 생활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못해먹겠다는 신경질이 이른 아침에 견딜 수 없이 차오르면, 소소한 빵 한 봉지로 나를 달래 보려 한다. Cause it always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