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서보다 중요한 것

by 서산

자기 계발서를 많이 봅니다. 읽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나의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게 참 좋습니다. 예를 들면 아침에 햇빛을 쐬고 찬물샤워를 하는 게 나의 하루에 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보면 바로 실행해 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선크림을 대충 슥슥 바르고 밖으로 나갑니다. 눈부신 햇빛을 인상 찡그리며 스쳐보고 집 뒤에 있는 작은 공원을 두어 바퀴 돌고 들어옵니다. 들어와서는 찬물로 샤워를 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침에 있는 루틴을 따라 해보면 마치 성공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우울감이 들면 몸을 움직입니다. 가수 아이유 님의 인터뷰를 보니 우울할 땐 무조건 몸을 움직인다고 합니다. 설거지를 하거나 청소를 하는 거죠. 운동도 좋습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을 즐깁니다. 인터뷰를 보거나 여러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 실행해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해보면 나에게 잘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데요, 이렇게 나를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거의 못 잔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힘이 없고 모든 게 짜증만 나더라고요. 누가 말을 걸어도 스멀스멀 짜증이 올라오고 사소한 것들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이 짜증스러운 최악의 상황에 정점을 찍은 것은 내가 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자괴감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책에서 읽은 수많은 것들이 전부 소용없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게 전부 착각이었던 것이죠. 못 자고 못 먹으니 전부 도루묵이었습니다.


되돌아보면 나를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을 때는 기본적인 것이 지켜질 때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스트레스도 적당히 받을 때 나를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었던 것이죠. 자기 계발서에 나온 수많은 방법들은 그 이후에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나 왜 이러지’ 하며 자책하지 않습니다. 이겨내기 위해 애쓰지 않습니다. 하루를 망친 것 같고 짜증이 가득하다면 잘 먹고 최대한 빨리 침대에 눕습니다. 자괴감이 나를 갉아먹기 전에 오늘 하루를 끝내는 것이죠. 잠을 자고 일어나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면 되는 겁니다.


오늘도 다짐합니다. 밥이나 잘 먹고 잠이나 잘 자자. 그럼 됐다.

keyword
이전 02화발표를 아주 잘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