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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종 Jan 21. 2022

나의 밤을 지새우게 하는 일

새로운 시작, 네 번째 장편소설

새로운 소설을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소재였지만, 무엇이 두려웠는지 마냥 미뤄만 두던 것이었다. 그래도 항상 언젠가는 써야지라는 마음으로 스토리를 확장시키고 있었기에, 지금 쓰는 소설이 마무리되면 다음 순서로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스토리가 정리되기 시작했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던 중에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문장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그냥 알았다. 이제 쓸 때가 된 건가? 지금 쓰고 있는 작품도 이제 막 클라이맥스로 넘어가는 길이었는데, 새로운 스토리를 시작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프롤로그라도 써보자 생각했다.


먼저 아내에게 정리된 스토리를 들려주고, 반응을 봤다.


"무서워."


장르 소설이다 보니, 아내에게는 스토리만 들어도 무서운 느낌이 있었나 보다. 하지만 재미있다고 했고, 써볼 만하다고 느꼈다. 나는 바로 프롤로그를 쓰기 시작했고, 문장은 생각보다 편하게 나오고 있었다. 나는 오랫동안 구상한 작품이었던 만큼, 스토리 전개에 대한 걱정은 없었지만, 막상 글로 옮기다 보니, 다른 느낌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새로운 사건들과 인물들이 추가되기도 했다.


재미있었다.


 세 번째 소설을 쓰며, 조금은 풀리지 않아 답답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술술 풀리는 이야기를 시작하자, 갑자기 신이 난 것이다. 나는 그날부터 아이가 잠에 들면 노트북을 켜기 시작했고, 아내가 잠든 뒤에도 한참을 더 글을 쓰곤 한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글 쓰는 과정에서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순간이.


 나는 오랜만에 밤을 지세며 글을 쓰고 있다. 그 작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며칠 동안 하루에 3~4시간만 자고 있지만, 피곤하지 않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로 가장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전혀 피곤하거나 지치지 않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나의 밤을 지새우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는 일이 나의 삶을 얼마나 바꿔 놀 수 있는지. 이제 겨우 1/4을 썼을 뿐이고,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의 이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참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만 같다.


※해시계를 기다리시는 분들께는 양해부탁드립니다.

빨리 정리해서, 같이 진행 될 수 있게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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