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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 Mon Nov 25. 2021

A Perfect fit

12 Women. 12 Pairs of shoes. 12 Stories.

슈 프로젝트 열한 번째 이야기.

A Perfect fit

인생은 참 이상하다. 인생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결코 알 수 없다. 인생은 우리를 즐겁게, 놀라게도  한다. 내 생전 그림엽서 같은 아름다운 밴프에서 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었다. 우리가 어디를 여행하든, 신발은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이다. 내가 처음 캐나다에 올 때 신었던 신발은 사촌 페마 (Pema)가 선물로 사준 신발이었다.


나는 인도에서 나의 부모님이 망명 생활을 하는 도중 가난하고 천한 티베트 가정에서 태어났다. 티베트는 나의 조국이다. 1959년, 중국 정권은 티베트를 침략했고 우리 어머니와 조부모님이 고문을 피해 티베트를 떠나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냥 총에 맞았을 것이다. 내 아버지와 삼촌들은 침략을 막으려는 게릴라 전사들 중 일부였지만, 그들의 작은 병력은 거대한 중국 군대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 시기에 태어나지 않았었지만, 부모님과 조부모님들의 투쟁에 대해 자주 들었다. 


나는 한 번도 값비싼 새 신발을 가진 적이 없었다. 나는 부모님이 오빠들과 나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고 있었고 집안의 맏 딸이었기에 어린 나이지만 부모님께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어떤 신발이라도 신을 수만 있다면 충분했다. 하지만 엄마는 내가 예쁜 신발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내 사촌 페마가 새 신발을 보내줬을 때가 너무 기억에 남는다. 나는 페마와 매우 친했다. 우리는 인도의 동쪽 끝에 있는 아루나찰 프라데시 (Arunachal Pradesh)의 작은 티베트인 정착촌에서 함께 자랐다. 우리는 같은 성향을 지녔고 그녀는 내 작은 범죄 (기껏해야 엄마 몰래 과자나 사탕을 슬쩍하는 것이지만) 파트너였다. 


2008년,  페마는 스위스로 이주하여 처음부터 모든 것을 시작했다.  그녀에겐 날씨, 음식, 문화, 언어 등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다. 나는 그녀가 새로운 나라에 와서 그 나라의 언어를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들었다. 그리고 스위스의 물가가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것도.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를 생각했고, 2012년에 인편을 통해 작은 소포를 보냈다. 금박 징들이 박힌 카모플라쥬 패턴의 Zara의 발레 플랫이었다. 그것은 깜짝 선물이었고 명품 구두는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 신발을 보내는 것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었다.) 놀라운 점은, 그 신발이 내 발에 놀랍게도 딱 맞았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여전히  그녀에게 감사한다. 우리는 사촌지간이다. 현재 스위스에서 가정을 꾸렸고, 최근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페마처럼 나도 2015년 캘거리에 도착한 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같은 여정을 경험하고 있다. 밴프 센터에서 룸 어텐던트 (청소부)로 일하는 것은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고 육체적으로도 힘든 일이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강이 물살을 따라 흐르듯, 나는 소박한 삶에 감사하며 주어진대로 살고 있다. 처음에는 앨버타의 추운 기후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고, 또한 음식과 관습에 있어서도 힘들었다. 익숙지 않은 일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담담해졌다. 나는 향수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과도  친해지려고 애썼다.


나는  올해 10월에 인도를 방문해 나의 가족을 볼 계획이다. 이번이 캐나다 이민 후 돌아가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물론 가족들에게 선물로 신발들을 가져갈 것이다. Keds 운동화는 인도의 긴 여름을 시원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좋을 것 같다.


이제 몇 개월 후 인도로 떠날 것이다. 사촌 페마가 그 당시 내게 느끼게 해 준 것처럼 나의 가족이 나의 사랑과 배려를 느꼈으면 좋겠다.  나에게 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사랑과 배려와 희생의 연장이며 선물을 사기 위해 쏟은 에너지이다. 그리고 좋은 신발보다 더 좋은 선물이 어디 있을까 생각해본다.




이 스토리는 워크숍에 참가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허락을 받고 번역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간단한 글쓴이의 소개를 남깁니다.


작가 소개 Tenzin Palzom


텐진은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티베트인이다. 그녀는 천 명의 티베트인들이 캐나다로 오도록 도운 정부의 재정착 프로젝트 (Project Resettlement that helped one thousand Tibetans come to Canada)의 일원이었다. 그녀는 날씨, 음식, 관습 등 인도와 다른 캐나다에서의 새 삶에 적응 중이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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