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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구마적 사고(feat. 아이유)

압도적 개 큰 사회에서, 압도적 개작은 내가 살아남는 법

by 에이스

(사진출처: 유튜브-‘K-Pop ON! Spotify’)


화제가 됐던 아이유의 ‘행복한 고구마’ 이야기.

행복한 고구마 이야기

인삼밭에서 인삼들 사이의 한 고구마

‘나는 행복한 인삼이야’ 하며 살고 있었다.

여러 인삼들이 고구마에게

‘아냐! 넌 고구마야’라고 지적하자,

“그래? 난 행복한 고구마야”라고 했다는 이야기.

결국엔 자기가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고

자기 자신이라서 행복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유튜브, 인스타, 트위터 등 여러 플랫폼들이 난무하며,

OTT만 해도 넷플릭스, 티빙, 왓챠, 디즈니플러스 등 볼거리가 넘쳐나는 현시대.

힘들게 장소를 바꾸지 않아도,

구태여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자칫하면 그냥 타임킬링하기 딱 좋은 시대이다.


하지만 보고자 하면 보고, 듣고자 하면 들을 수 있는 이 시대를 누린다는 가장 큰 장점은

직접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을 좀 더 생동감 있게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해야 할 의미를 찾지 못하면

곧 죽어도 못하겠다, 고집부리는 선택적 게으름을 타고났다. 반대로 말하면, 해야 할 의미를 찾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해내고 말겠다는 엄청난 열정과 열의를 쏟아붓는 선택적 열정을 타고났다는 말이 된다.


선택적 게으름을 타고난 기질덕에

요즘 문명을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 넷플릭스는 내 절친이다.



곧 죽어도 하고 싶은 것을 쫓아서,

전공을 선택하고, 직업을 선택해서

한국사회에 걸맞은 사회인의 도착지에 갔다.

‘직장’을 가졌다.


그다음은?


또 의미충인 나는 내 인생에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는 의미가 무엇일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그렇게 방황이 시작됐다.


방황을 시작한 건 나였으니까,

끝내는 것도 결국 여야 하겠지.

(結者解之결자해지)

고민 끝에 ‘여긴 아니야’를 외쳤다.

내 인생 처음으로 내 직감에 따라 선택했다.

근데 생각보다 복잡해졌다.

아, 이제 방황의 시작인 걸까?

그때부터 ‘선택적 게으름‘을 활용했다.

내 인생의 롤모델 50명 정도만 선택해 볼까?

그 사람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었지?

나는 그들과 뭐가 다르지?

내가 타고난 건 뭘까?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계속해서 읽고 보고 쓰고 정리하고,

또 다른 걸 읽고 보고 쓰고 정리해 나갔다.


책만 본 게 아니라

유튜브, 넷플릭스, 인스타 엄-청 봤다.


자기 계발서를 얼추 30권 정도 읽어나갈 때쯤,

유튜브로 내가 배우고 싶은 롤모델의 근황을 꿰뚫어 나갈 때쯤,

조금씩 내 인생의 실마리를 알아갔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하하 호호 평온하기만 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내 손안에 행복을 뺏기지 않을 자신이 생겼단 거다.


압도적 개 큰 사회에서,

압도적 개작은 내가,

압도적 개 큰 행복을 쟁취하는 방법.

: 행복한 고구마가 되자(feat. 아이유)


서론이 길었다.

앞에 얘기들은

내가 평범하디 평범한 사회 구성원 중 ‘한 개인’이며,

애석하게도 독자인 그대들도 평범한 사회 구성원 ‘한 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자 함이었다.


무엇인가 획기적인 선택이라고 여겼던 것은,

압도적 개 큰 사회에서

그냥 한 순간 존재했으나, 어느 순간 사라진

압도적 개작은 개인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잠깐 ‘행복한 고구마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압도적 개작은 개인=고구마
압도적 개 큰 사회=인삼

로 두고 얘기하면,

그 어떤 압도적 개 큰 사회가 한 개인에게

‘넌 그냥 개인일 뿐이야! 하찮아! 미미해!’라고 한들,

개인의 행복을 뒤흔들 수 있을까?


나는 나고,

사회는 사회다.

그 무엇도 내 행복을 뒤흔들 권리는 없다.

나는 나로서 행복하면 그만이다.

내가 무엇이어도 상관없다.


요즘 한국 사회가 소란스럽다.

5년 전 그 누구도 예상이나 했을까?

5년 전의 나는 전공과목 한 문제라도 더 맞히려고 안달복달하던 학부생었다.

1년 전의 나는 불안에 몸서리치던 한 사회인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생각보단 성숙하고

어쩌면 아직도 덜 자란 어른이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 커다란 세상 속에 미미한 개인이더라도

‘나’라는 세상 속에서는 가장 큰 존재이니.


오늘도 나는 선택적 게으름을 부리며

압도적 개 큰 사회에 굴복하지 않는

압도적 개 큰 행복을 추구하는 한 사람이 되겠다.

독자 여러분들도 그런 하루를 보내길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24.12.29 무안공항 참사로 희생된 분들께

깊은 추모의 말씀 드립니다

https://naver.me/5k7iVmJ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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