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갈 때마다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우리 아기는 세상 가장 작은 아기가 된다. 유모차에 앉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작은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저출산 시대에 아기 보기가 힘든 세상이라며, 다들 함박웃음을 지으며 우리 아기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신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3~6살쯤 된 아이를 둔 엄마들이 우리 딸을 눈에 꿀이 뚝뚝 떨어지게 바라보시는 모습이다. 그러고는 본인 아이한테 말한다.
"너도 이럴 때가 있었어."
그들의 눈빛에는 이 조그마한 손짓, 발짓, 옹알이가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 따뜻한 시선 속에는 문득 그 시절이 얼마나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 아는 듯한 아련함이 전해져 왔다. 반면 나는 그 3~6살 엄마들을 부러운 눈으로 본다.
'우리 아이는 언제 커서 걸을까?',
'언제 커서 나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조리원에서 나와 2~3시간마다 밥 달라고 울어 젖힐 때는 그저 100일의 기적만을 바라봤다. 밤잠을 설치며 '100일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하고 되뇌었다. 한 손은 항상 목을 받쳐야 하니 얼른 목을 가누어 안기 편한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몸무게가 제법 나가는 아이를 씻기려니 손목이 너무 아파 얼른 똑바로 서는 날을 바라고 있는 요즘이었다.
분명 버거운 날들의 투성이다. 잠 못 자는 밤, 끝없이 반복되는 수유와 기저귀 갈기, 이유 모를 울음에 지쳐 한숨 쉬는 순간들. 하지만 이 모든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분명 이 때가 그리울 것을 안다. 아이의 작은 발가락, 꼬물거리는 손가락, 품에 안았을 때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을 처음 보는 듯한 호기심 가득한 눈빛. 이 모든 순간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기억이 될 것임을 알기에, 나는 조금은 느리게, 천천히 걸어보려고 한다. 육아는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동시에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의 연속이기도 하다. 버거운 오늘이 언젠가 그리운 추억이 될 것임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아이의 작은 성장을 눈에 담고, 마음속에 새긴다. 이 모든 순간이 쌓여 우리 가족의 가장 아름다운 동화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