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종소리

by 채기늘


"딸랑~ 딸랑~ 딸랑~"


겨울아침,

바삐 출근을 재촉하며 걷다,

정말 정말 오랜만에,

짐자전거 뒤에 두부를 싣고,

좁은 골목골목을 누비며,

종을 흔들며 지나가시는 분을 보았다.


'어머! 아직도 골목을 다니시며 두부를 파시는 분이 계시네?'라는 놀라움과 반가움으로

골목으로 사라지는 자전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소리 하나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엄청 많다.

아기울음소리, 동물소리, 기계소리, 자연에서 나는 소리 등 등

소리만으로도 누구인지, 무슨 일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은

계속해서 그 소리를 듣고 경험하며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계속하여 소리를 내고, 듣고 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하는데

아~~ 무리 소리를 내도 못 알아듣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엄마의 잔소리를 소리로 듣지 않는 가족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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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얘처럼 큰소리로 "펑"해야 들리려나? ㅋㅋ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딸랑~'소리를 들으면 '두부'를 떠 올릴 수 있을까?

아마도 내가 옛날(?) 사람이라 소리로 '두부'를 알아차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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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근무하는 중 종소리가 들리면

'두부아저씨가 지나가는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

작은 기계를 이용하여 손가락으로 터치만 하면 문 앞으로 배송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에,

아직도 자신의 존재를 종소리로 알리며, 그 종소리를 듣고 문을 열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괜히 정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두부 종소리를 들으며 '소리'에 대해서 별 생각을 다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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