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신혼이네"
"한창 좋을 때다."
"행복해?"
남한테 무슨 관심이 저리도 많을까,
사람들은 왜 저런 걸 묻는 거지.
그러다 원망스럽게도 반복되는 그 질문에
왜 신혼인데 난 행복하지 않지?라는 생각과 강박이 머릿속을 메웠다.
사람들의 그 뻔한 질문이
이제는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왜냐면 난 답하지 못했으니까.
결혼 후에도 난 바뀐 게 없는데
특별히 행복하지 않은 내가,
결혼을 실감하지 못하는 내가,
마치 불행한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 관계는 그저 4년의 연애처럼 잔잔했다.
평범한 일상,
결혼해서 달라진 건 없었다.
있었다면 '며느리'라는 이름이 생긴 거,
명절 긴 휴가가 더 이상 반갑지 않은 거,
이제는 기혼자로 내게
새로운 보호자 겸 배우자가 생긴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그 신혼의 시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랐던 적도 있다.
오히려 몇 년 뒤에도 내가 같은 모습일 그때에
"결혼해서 행복해?" 보다는
"아직도 연애 때랑 같아?"라는 질문이
내 마음을 더 편하게 했을 테니.
그때에 난 며느리라는 이름도 어느덧 익숙한
누군가의 아내일 거라 생각했다.
신혼인 내가 지금
무척이나 특별하지 않아서
무척이나 행복하지 않아서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