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인 모습이 아닌 이면에 숨겨진 본질
스쳐 지나가는 향긋한 봄 꽃내음 같은 행복함이 그립고
행복하고 싶고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새벽이었다.
언제나 남편은 내게 선물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우리 만남의 시작도 그랬다.
그가 멀리서 나를 처음 보았고
이후 다른 사람 페이스북 단체 사진에서 또 우연히 나를 찾았다고 했다.
그는 나를 인지한 순간부터 자꾸만 내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고,
내 주변인에게 나와 함께 있을 때 연락을 달라 부탁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그의 시나리오대로 지인과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그는 내가 있는 카페에 등장했다.
그렇게 자연스레 지인의 지인으로 그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외국에서 국제학을 전공한 이유로 나의 관심사라 생각했던 탓인지,
시청에서 열리는 UNHCR 전시회를 같이 가자는 그의 제안에
우리는 둘이서 만나게 되었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같은 자리에서 4시간을 대화했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서 그의 생각과 가치관이 나와 닮아서 반가웠고 좋았다.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4년의 연애.
그리고 5년의 결혼 생활.
연애의 시작에서 그는 잘해줄게라고 말을 건네줬고
결혼의 시작에서 그는 행복하게 해 줄게라고 했다.
시간이 흘러도 그 사람은 나한테 너무 소중한 존재였고
진심으로 난 나 자신보다 그를 더 사랑했었다.
어느 한 날 저녁, 부엌에 기대어 대화를 나누다 난 말했다.
그날은 내 화법이 너무 직설적인가 싶어 스스로 위축되어 있던 날이었다.
"나는 마음이 너무 뾰족뾰족한가 봐..."
그리고 그는 그렇게 대답해 줬다.
"원래 다이아몬드는 컷팅이 많은 법이야"라고.
어떻게 이런 사람이 내게 왔을까,
이 선물 같은 내 사람을 잘 지켜줘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그 사람이
내가 외로움에 허우적대는 시간에
내가 그를 염려하고 걱정하는 시간에
그럴 줄은 정말 몰랐다.
내가 그를 너무 믿었다.
그의 외도를 알아버렸다.
비로소.
이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