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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쑤필가 Nov 14. 2024

혼자

함께 있지 아니하고 한 명만 있는 상태




전세 계약이 끝나고

우리는 서울과 가까운 지역으로 이사를 결정했고

나는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작 이랬어야 했나 싶었지만 

경험에 의해 지금에서야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켜 본다. 

이사 후 나는 직장에 들어가서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나의 시간들이 늘어나며 조금씩 삶의 활기를 되찾았다.


남편은 여전히 바빴다.

나 또한 평일은 바쁜 일상을 보냈지만 

그래도 주말에는 여느 다른 부부들처럼

봄에는 벚꽃을 보고,

여름에는 휴가철 맞춰 수영도 가고

가을에는 단풍을 보며

겨울에는 같이 스키를 타러 가고 싶었다.

사계절 중 한 번이라도.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을 텐데

바보 같은 난 또 기대 같은 걸 한다.

이번 계절도 스키 한번 못 타고 지나가는 겨울이 아쉬운 마음에

또 한 번 혼자 실망을 하지만 남편에게 티 내고 싶지는 않다.

그러면서 나 혼자 어느 순간 나 또한 여행이 싫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럼 실망을 그 뒤에 감출 수 있었다.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덥고 추운 씨 속에서 고생하며 

일하는 그 사람이 안쓰러웠고 매 순간 고생하는 것 같아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가 스스로 잘 지내는 것이 그를 내조하는 거였다.


그래서 주말에 혼자 있는 시간에는 

집 안 고요함과 적막함을 채우려고 보지도 않는 Tv를 틀고 집안일을 하며

그 외로움을 이겨보려고 애썼다.


그렇게 계속 시간은 흘렀다.

어느덧 나는 결혼 5년 차다.

혼자 있는 시간이 이렇게 많을 거면

근데 난 왜 결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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