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학생카드~ ESN카드~

교환학생을 추천하는 결정적인 이유들 중 하나

by 흑투리



화면 캡처 2025-07-22 014945.png 그 유명한 뚱이의 '사랑해요~' 밈의 장면



본인, 흑투리는 지극히 단조로운 사람이다. 이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성격이라는 말이 아니라, 건조한 성격에 감정 동요가 적은 인간이라는 얘기다. 그 감정기복이 얼마나 작은지, 본인의 10년 지기 파트너 유한열조차 본인이 크게 웃은 모습을 본 게 다섯 손가락 안이란다. 하지만 그런 투리마저도 학생 카드 앞에서는 한순간에 뚱이로 변한다. 만일 이 카드를 도입한 분이 투리 앞에 있었다면, 진짜로 방긋 웃으면서 '사랑해요~'라고 외쳤을 것이다. 아, 그분은 한국어를 못할 테니 정정. 발음 최대한 굴려서 두 팔 벌리고 'I love you~'라고 외쳤을 것이다. 대체 학생 카드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투리는 이토록 감정 주체를 못 하는 걸까? 오늘의 주제가 바로 그 얘기, '교환학생 카드'이다.



단어 '학생'. 여러분은 '학생'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느낌이 드는가? 뭔가 풋풋하면서도 파릇파릇한, 젊음과 낭만이 넘치는 것 같지 않은가? 놀랍게도 이는 투리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심지어 어떤 분은 "학생이야말로 인생의 꽃다운 시기"라고도 말씀하신다. 그런데 당신이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당연히 그 권리를 마음껏 사용하는 게 좋겠지? '학생 카드'는 그 대표적인 권리들 중 하나이다! 사실 투리가 교환학생을 추천하는 대표적인 이유들 중 하나가 저 '학생 카드' 때문이기도 하다. 그 정도로 학생 카드는 아무나 행사할 수 없는, 초(超) 한정 시즌제 아이템이다.



그렇다면 이 '학생 카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학생 카드는 한국에서 출국 전 카드와 출국 후 카드로 나뉘는데, 출국 후 카드는 다시 '일반 학생 카드'와 'ESN 카드'로 나뉜다. ESN 카드는 투리의 설명을 듣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안 구매해도 된다. 나머지 카드들은 가능하면 무조건 발급하는 게 이득이다. 그런데 본인은 출국 전 카드는 몰라서 발급을 못했다...







1. 출국 전 카드 = 국제학생증


먼저 투리가 발급하지 못한 '그' 카드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는 국제학생증(ISIC)이다. 이 학생증은 한국 일반 4년제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어지간해서는 발급 가능할 것이다(혹시 여기에 해당 안 되는 분 계시다면....죄송합니다ㅜ). 또한 교환학생이 아닌 대학생이라도 누구든지 발급 가능하다!


국제학생증이 주는 혜택은 기본적으로 대학마다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투리가 각자의 대학에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서 모든 학교가 같은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각 대학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어떤 혜택을 받는지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을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대학생이라면 당장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자!


투리의 학교에서 발급하는 국제학생증을 예시로 들어보면, 본인이 카드를 발급할 시 발급한 월로부터 1년 동안 유효하다. 이 1년간의 혜택에 대해 설명하면 학생 할인 항공요금, 교통수단 특별요금, 개별 숙소 현장 할인 등 여러 가지 특혜가 주어진다. 혹시 해외여행을 생각하는 젊은 대학생 분들이 계시다면, 주저 말고 국제학생증을 마음껏 이용하시길 바란다! (이미 화석을 넘어 부서져 문드러지기 직전인 학번 선배가 하는 말이다. 새겨듣도록.)


(개강하면 투리도 졸업 직전에 하나 주문해야지)






2. 출국 후 카드

1) 학교 학생카드


자, 여기서부터는 찐 교환학생만이 얻을 수 있는 카드이다. 두 번째로 소개할 카드는 '본교 교환학생 카드'이다. 거주지 등록이나 수강 신청 같은 거추장스러운 과정이 어느 정도 정리된다면, 슬슬 본교 카드를 신청할 때다. 투리가 기억하기에 본인은 폴란드에 입국하고 3주 차 때 신청을 하다가 그다음 주쯤 본교 카드를 받은 것 같다. 학교에서도 새로운 학생들의 카드를 등록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바르샤바생명과학대학교(SGGW) 같은 경우는 그 정도 걸렸는데, 다른 유럽 학교들은 신청기간이 또 다를 수 있으니 너무 투리의 사례를 일반화하지는 마시길.



KakaoTalk_20250722_014637080.jpg 흑투리가 받은 바르샤바생명과학대학교(SGGW)의 학생증 카드.



위의 사진에 나와 있는 카드가 투리의 학교에서 발급받은 카드이다. 본인은 정착에 필요한 여러 필수 사항들을 마치고 이메일로 카드를 받으러 갈 시간대를 알린 다음, 학교 행정실에 가서 관리자께 직접 카드를 발급받았다. 가격은 10~20zt 정도. 참고로 바르샤바생명과학대학교의 행정실은 비교적 숲의 분위기가 강한(?) 구(舊) 캠퍼스 8번 건물에 있다. 이곳으로 교환학생을 오시는 후배 분들이 계시다면 앞으로 찾아갈 일이 자주 있으니 알아두길 바란다.


본인에게 카드를 친히 하사해주신 관리자님은, 출국 직전 학교를 떠나게 되면 그전에 행정실 운영 시각에 찾아와서 카드를 반납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야 기숙사의 거주 확인서를 발급해 줄 수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원칙상 반납은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는 한데, 지금 생각해 보면 거주 확인서가 딱히 필요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무튼 발급 방법은 그렇고, 학교 카드는 본인이 소속한 나라와 학교에 따라 외형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 카드의 혜택에 대해 말하면, 위의 국제학생증과 혜택이 거의 겹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굳이 본교 카드를 발급받을 필요성이 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투리의 대답? "무조건 발급받는 게 이득"이다. 폴란드뿐만 아니라 유럽 교환학생 모두를 위한 말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두 가지 이유를 들겠다. 첫 번째는 교통권이다. 투리가 다녔던 유럽 국가들은 하나같이 교통권을 살 수 있는 앱이 있는데, 해당 앱들은 모두 자국의 학생증만을 할인 혜택으로 적용한다. 이 혜택이 얼마나 크냐고? 투리는 폴란드 교환학생이었으니 폴란드를 예로 들어보자! 1권 프롤로그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폴란드는 'Jakdojade'라는 자국 교통권 앱이 있다.



앱 1.jpg Jakdojade의 기차 예약 시 할인 선택 사항



메뉴를 보면 알겠지만, 이 카드의 혜택은 어마무시하다. 무려 이 앱으로 구매할 수 있는 모든 표의 가격을 51%로 낮춰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바르샤바의 경우 시내교통을 75분 이내로 이용하는 표가 일반은 4.4zt인데, 학생 카드가 있다면 2.2zt인 것이다. 이것 하나만 들었을 때는 큰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교통수단을 이용할 일이 아주 많을 것이다. 그 아끼는 티끌이 모여서 결국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아니, 애초에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시내교통이 아닌 기차를 한 번만 써도 티끌이 아니라 많이 아끼는 셈이다. 예를 들면 본인이 바르샤바에서 올슈틴(Olsztyn)에 간다고 생각해 보자. 당장 표가 급한데, 7월 22일 오후 7시 이후로 제일 빨리 가는 게 일반요금으로 171zt이다. 그런데 본인이 폴란드 학생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일반요금의 절반도 안 되는 84zt 정도만 내도 된다. (참고로 84zt는 30000원이 약간 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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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요금과 학생요금의 차이를 보여준 극단적인 예시. 분명 구매하는 대상은 같은데 차이가 크다!



본인은 폴란드의 시내교통과 PKP 국영철도를 예시로 들었지만, 이것은 어지간한 다른 유럽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할인 혜택의 정도는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분명히 학생 카드의 주는 이점은 명확하다.



두 번째 이유로는 자국 카드만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당연히 폴란드 카드로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있을 리 없어서 예시로 들기는 그렇고, 이번에는 덴마크에 대해 말해보자. 덴마크 코펜하겐에는 여러 박물관들이 있는데, 어떤 박물관은 덴마크의 학생 카드'만'을 할인 혜택으로 적용한다. 이 경우는 다른 어떤 나라의 카드를 적용해도 할인을 적용받을 수 없다. 이렇듯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교환학생으로 선택한 나라를 돌아다닐 시 '그 나라 학생'이라서 받을 수 있는 특정 혜택이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학생 카드는 무조건 발급받는 게 이득이다. 그런데 투리가 이렇게까지 얘기하지 않아도, 아마 ESN이 자체적으로 교환학생들한테 학생 카드를 발급하도록 여러 차례 푸시를 할 거다. 그럼에도 이걸 강조하는 이유는 교환학생 경험이 없는 독자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니면 투리의 글을 읽을 이유가 없잖아?





2) ESN 카드


세 번째 카드는 ESN 카드이다. 좀 이따가 말하겠지만 '라이언에어 카드'로도 유명한 저 카드는, ESN(Erasmus Student Network)에서 자체적으로 발급해 주는 카드에 속한다. 공적인 상황에서 적용될 일이 많은 본교 카드와는 달리, ESN 카드는 ESN 네트워크에서 진행하는 캐주얼한 행사 등에 사용되는 카드에 해당된다.



KakaoTalk_20250722_014354111.jpg ESN 카드의 모습



ESN 카드는 학교 행정실이 아니라 ESN 학생회실에서 발급받아야 하는데, 관계자 친구가 학생회실에 있는 시간대에 증명사진을 들고 찾아가야 한다. 그럼 그 학생회 친구가 당신의 사진을 가지고 친히 현장에서 카드를 만들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은 30zt.


이 카드의 혜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일부 ESN 교내 단체여행에서 약간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투리의 학교는 네 번의 ESN 교내 단체여행이 있었는데, 그중 크라쿠프와 그단스크 참여비를 각각 20zt씩 할인받았다.



두 번째는 여러 브랜드의 할인 혜택이다. ESN 카드가 적용되는 특정 브랜드들이 존재하는데, 투리가 사용한 대표적인 브랜드는 'Flixbus'였다. ESN 사이트에 방문해서 카드를 등록하면 Flixbus 사의 할인 코드들을 12개 정도 받을 수 있는데, 각각의 할인 코드를 Flixbus 앱에서 예약할 때 등록하면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게 있는데, 떠 있는 할인 코드를 다 쓴 게 아니라면 절대로 '갱신' 버튼을 누르지 말기. 멍청하게도 투리는 실수로 갱신을 여러 번이나 해버려서 앞의 할인 코드를 대부분 쓰지도 못했다... 그래도 17zt라도 아낄 수 있었던 게 어디인가...


그 외에도 대표적인 브랜드는 'Ryanair(라이언에어)'와 'Itabus' 등이 있다. 라이언에어는 저가 유럽 항공사로 정평이 나 있는 회사인데, 여행하기 최소 한 달쯤 전에 예약을 하면 추가요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라이언에어가 항공편이 싼 만큼 추가요금은 그만큼 비싸다고 악평이 많은데, 라이언에어 혜택을 한 번만 받아도 ESN 카드의 값어치는 이미 달성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라이언에어 카드'라는 별명까지 있겠는가. 그 외에도 이탈리아를 주로 돌아다니는 'Itabus' 할인도 있다고 하니, 이탈리아 교환학생들한테는 더더욱 쓸 명분이 크겠지? 더 자세한 정보는 ESN 사이트를 통해 직접 알아보시길.



화면 캡처 2025-07-22 230758.png ESN 홈페이지. 그냥 구글에 ESN이라고 치면 쉽게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세 번째는 ESN 행사 참여이다. 투리는 교외 ESN 행사는 참여한 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ESN 사이트나 각 ESN 지역의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면 Erasmus 학생들끼리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이 있다. 이러한 행사들 중 일부는 ESN 카드를 소지한 학생들만이 참여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이것도 유럽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음). 본인이 본인 학교를 넘어서 다양한 학교의 ESN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면 카드를 발급받아 이러한 행사들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투리는 개인적으로 본인 안의 학교 사람들도 친해지기 바쁜데, 굳이 다른 학교 학생들과 관계를 맺을 필요성이 있나 싶어서 참여하지는 않았다. 참고로 ESN 카드는 의무 발급이 아니라서, 다시 말하지만 본인에게 별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발급받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렇게 대학생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 그중에서도 교환학생 생활의 꽃과도 같은 '교환학생 카드'에 대해 알아보았다. 설명이 다소 길긴 했지만, 투리의 열과 성을 다한 설명을 통해 교환학생이 일반 여행객들과 달리 어떤 혜택을 가지는지 확실히 알았을 것이다. 꼬박 하루를 투자해서 올리는 글이니, 부디 이런 투리의 정성과 진심을 알아주시길.


특히 투리는 위의 카드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서 저 카드들을 모두 현명하게 이용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ISIC의 존재 자체를 몰랐거나, 라이언에어를 여행 일주일 전에 예약해서 ESN 혜택을 하나도 받지 못한 경우처럼. 이 글을 본 교환학생 꿈나무들은 본인을 타산지석 삼아, 투리보다 더욱 알차고 더욱 많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 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하며, 오늘의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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