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속 칼럼>

-인정하고 존재하기-

by avivaya

“석자 얼음이 한꺼번에 언 것도 아닌데, 한꺼번에 다 녹겠나. 과일은 때가 되면 익어서 떨어진다” (26-1-8일 목요일 한겨레 3면)

정상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했던 발언이다. 고개가 숙여지는 문장이었다. ‘석자 얼음’을 한국어로 번역해 보면 '약 90cm 두께로 굳어진 얼음’을 말하고 주로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문제나 현상’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하루 추위로 언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너무 이치에 맞고 논리적이고 중요한 발언이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과일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며 확장 표현한 것은 교양과 여유로움이 동시에 묻어나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의 발언에서 나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거둬 들어야 할 것이다. 그가 말한 취지는 우리가 꺼내 온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려는 것은 우리 쪽 사정이니 보채지 말라는 속뜻이 포함된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 비춰 생각해 보자. 인정과 배려에 얼마나 인색한 삶을 살고 있는지 말이다. 그것은 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삶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어울리지도 않는 불편한 옷을 입고 있는 것과 같다. 남의 시선을 끌어올 수 있다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는 나를 위해 필요한 수단과 도구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세상에서 주목받을 수 없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죄책감으로 왜곡시켜 놓는다. 나 자신이 불필요하고 성가신 존재인 것처럼 받아들인다.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않는 소심함이다. 나를 인정하지 않고 타인에게 맞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요구사항이다. 내게 있었던 석자의 얼음을 모두 폭발시키거나 삼켜 버리라는 의미와 같다.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나와 타인 모두에게 적용해야 할 가치이다. 과정과 여정이 없는 결과물은 임기응변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성급하게 따먹은 과일은 오류와 오차가 큰 정보를 줄 뿐이다. 기다리다 보면 과일은 익어간다. 내 삶도 익어갈 것이다. 과정이 비록 쓰고 지루하겠지만 분명 제 맛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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