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봄이 사라졌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시작된 엄마와의 난장 맞을 다툼에 벌써 지쳐 버린 기분이야 나는. 엄마도 그럴 테지.
아직 하루를 마감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말이지. 하루를 망칠 수는 없는데 걱정이야 엄마. 엄마도 어미로서 속상함은 있을 것 같네. 잠깐일 뿐이겠지만. 그리고 그다음 감정은 아마도 자신에 대한 연민의 감정으로 털어낼 것 같은 예감이 드네. 마치 마트나 백화점에서 문 닫기 직전 세일해서 팔아치워 버리듯이. 그런데 엄마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연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단순하게 괜히 성질을 건드렸다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을 거야. 아마도 상한 마음을 달래려고 음식을 입에 넣으면서 1, 2차 감정을 쌈처럼 둘둘 말아서 삼켜 버리고 말 것 같아. 엄마는 당장 입에 담긴 음식만 기억할 뿐이니까. 음식 이전과 이후에 있었던 사건과 사고에 대한 흔적들은 엄마에게 필요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지. 도리어 엄마는 내가 말을 꺼내면 지나간 일을 왜 자꾸 이야기하냐고 핀잔을 늘어놓고 본인 기분을 상하게 만들기만 한다며 화를 내고 외면해 버리고 말 거야. 일부러 재를 뿌리고 있는 것만 같은 죄책감이 들도록 말이지.
그렇지만 엄마! 우리는 상처받았던 과거에서 교훈을 얻기도 해. 엄마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던 일들이 꼭 엄마를 괴롭게만 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야. 엄마를 성숙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잖아. 전화위복이 되기도 할 텐데 엄마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가끔 난처해지기도 해. 일어나고 걷는 일을 시도하고 도전해야 될 것 같은데 말이지. 엄마는 당장 입 안에 들어오는 만족감이 영원히 지속되기만 했으면 싶은 것 같아. 찰나의 행복보다 미래를 위한 깊은 고뇌가 필요할 때인데도 말이지.
엄마는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사람처럼 나를 민망하게 만들어. 엄마가 소중하게 여기는 잠깐의 행복은 삶으로 연결될 수 없어. 그것은 자신을 돌봐 주는 보호자들이 전적으로 만들어 줘야만 하는 아가들에게나 어울리는 수동적인 쾌락에 불과해. 엄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어 절대로. 내가 참지 못하고 눈꼬리를 치켜뜨면 엄마는 내 맘이라고 뭐가 어떠냐고 우리보다 돈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말하는 엄마가 어이없어. 게다가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말이지! 엄마는 내가 다른 사람들 자식처럼 호위호식이나 시켜 줬으면 싶겠지. 엄마에게 필요한 건 지금 엄마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보는 눈이야! 그림의 떡 앞에서 침 흘리고 있는 자신을!! 제발 고집 그만 부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