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엄마!>

-엄마의 봄이 사라졌다!-

by avivaya

오늘 아침은 비교적 평화로웠던 것 같아 엄마! 그간 전쟁 같았던 시간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지. 마치 서로의 확성기가 꺼져 버린 것처럼.

확성기가 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이 고요함이 왠지 따뜻한 기분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아. 이 낯선 평화에는 엄마의 공이 더 컸어요!

내 쪽에서는 몇 마디 뾰족한 공격이 들어갔을 텐데. 엄마가 내 말들에 찔리지 않기 위해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준 덕분이었으니까. 현명한 행동이었어 엄마. 나도 금세 시들해지게 됐거든. 그리고 비로소 엄마에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됐어.

텅 빈 눈동자에 가느다란 육신에 한 번도 똑똑해본 적 없었던 늙은 여자에게 나는 왜 그토록 권력을 내려놓으라고 소리쳤는지 말이야. 권력에 대한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허름하고 무지한 노인에게. 도대체 나의 두려움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궁금하기만 해. 어쩌면 나는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리며 소리쳤던 건지도 모르겠어. 마치 내 눈에만 보이고 있는 악귀를 퇴치하려는 듯이. 결국 나는 나 자신과 싸우고 있었던 것 같아. 엄마로부터 어쩔 수 없이 넘어온 싸구려 짝퉁 같은 불안한 유전자들을 갈아엎고 싶었으니까. 인정하기 싫었으니까. 내 미래는 길거리 파지 같을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성난 불안함을 달랠 방법이 없었어요 엄마! 그런 데다가 엄마는 어미로서 아이의 뒤를 지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고 말이지. 나 참 정신적으로 무섭고 막막했어 엄마! 물론 지금도 그래. 오늘은 예외인 듯하지만.

그리고 오늘만이라도 엄마에 대한 의미를 알맞게 받아들이고 싶어. 확대 해석하려 들지 말고 말이지. 그건 엄마가 필요한 삶이 나에게 사소해지길 바란다는 뜻이에요.

앞으로도 오늘 같은 엄마 형식과 내용을 갖춘다면 나도 약속할게. 더는 아이 같은 나약함으로 엄마를 바라보는 일 없도록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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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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