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봄이 사라졌다!-
<용기 있는 생각>
원하는 미래를 위해서라고 다그친다.
후회 없는 현재를 위해서라고 속단한다.
상처 많은 과거를 치워내기 위해서라고 변명한다.
왜 여전히 트라우마를 겪고 삶은 구차하고 흐르는 세월이 두렵기만 하는 것인지.
왜 고민하고 화가 나고 불평이 생기는 것인지.
왜 미움이 증가하고 억울함이 솟구치고 미련이 남는 것인지.
왜 사심이 덮치고 질투가 앞장서고 용서하지 못하는 것인지.
내가 집중하지 않으면 될 터인데
내가 그들을 풀어주면 될 터인데
내가 쓴 가면을 벗어 버리면 될 터인데
내가 갖지 않으면 될 터인데
많은 시간 동안 엄마가 내 엄마가 아니기를 바랐어. 엄마 삶이 내 것이 될까 봐 겁이 났거든. 차라리 나는 주워 온 아이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
다리 밑 같은 곳에서 만난 사이가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전혀 안 닮아 있는 관계로 말이야.
나는 엄마가 하는 생각들이 내가 살고 있는 국가에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거든. 마치 우리가 다른 나라 사람으로 살아왔던 것처럼. 그래서 서로가 완벽한 타인으로 지냈더라면. 생각과 문화가 다른 정도의 거리감을 갖고 살 수 있었더라면. 엄마의 구멍 난 부분을 매너 있게 처리해 주었을 텐데 말이지. 변덕스러운 감정보다는 정갈한 이성을 의미 있게 사용하면서 살았을 텐데.
어쩌면 지금 내 모습은 엄마가 나를 키우면서 내뱉었던 말과 행동들이 결정해 버린 셈이야. 촌스럽고 겁쟁이인 내 모습이 엄마의 결과물인 거야. 그러니까 엄마는 멈춰버린 시계를 계속 갖고 다니면서 살아온 것과 같아. 시간과 때를 알 수 없으니 무신경하고 게으르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 테고. 내게는 절망의 조건이야. 내 인생이 새 만족감도 없이 꺼져가게 될까 봐 무서워 엄마. 엄마도 알다시피 나는 얼룩진 과거 살아만 해왔잖아. 이제야 조금씩 알 껍질을 거둬내고 있는데. 껍질 밖으로 못 나온다면 나는 끊임없이 엄마를 물어뜯고 소리 지르며 떼쓰는 아가처럼 살아가게 될 거야. 그럴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엄마는 내 엄마가 아니어야 돼. 하물며 나는 나에게 씌워진 엄마의 사소한 모든 것들을 다리 밑으로 들고 가서 활활 태워 버리고 싶을 뿐이야. 흔적도 없어지게. 나는 매일 새 사람이 되고 매일 아침 낯선 엄마를 만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