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생트 한 잔>
왜 절망을 겪고
사는 것은 구차하고
가는 세월이 두렵기만 하는 것인지.
왜 고민하고
화가 나고
불평이 생기는 것인지.
왜 미움이 증가하고
억울함이 솟구치고
미련이 남는 것인지.
왜 사심이 덮치고
질투가 앞장서고
용서하지 못하는 것인지.
그녀와 나의 삶은 같다. 우리는 가혹한 공격에 시달린다. 앞에 놓인 술맛조차도 잊어버린 듯하다. 모든 희망의 날개가 꺾인 상태이다.
이미 내 손을 떠나버린 삶의 주도권에 현실은 피하고만 싶은 굴레와 같기 때문이다.
생의 각박함이 원망스럽다. 어떤 방식으로 내 삶을 꾸려나가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미래는 캄캄할 뿐이다. 그녀도 나도 막막하다.
우리에게는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다. 그런데 나는 직접 해결에 나서고 싶다. 오랜 시간 나의 길은 산사태가 난 모습 그대로이다. 흐릿하고 애매모호한 생각들이 나의 길 위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길은 사라져 있는 것과 같다. 그 덕에 내 삶은 정지해 있는 셈이다. 정지한 상태이지만 고통은 내 삶에 무소불위이다. 더 이상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정지한 채 살고 싶지 않다. 사라져 버린 길을 발견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삶을 단장하고 싶다. 길을 보기 좋게 그리고 매끄럽게 만들어 놓고 싶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까지 잘 걸어 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이제 압생트와는 이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