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봄이 사라졌다-
오늘도 엄마로부터 발신되는 예측 가능한 신호가 담긴 소리에 내 눈동자가 씰룩거리고 있어.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즉각 내 안에 살고 있는 불안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자신이 일어나야 할 시간인 것을 알아챈 것만 같은 느낌이었어. 마치 알람 소리를 들은 것처럼. 엄마는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거의 매일이다시피 듣고 있는 단골 소리들이야. 대부분이 부정적인 감정이 담긴 소음에 가까운 소리들이야. 이를테면 결코 되돌아갈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버린 것에 후회가 가득 베인 의성어 혹은 한숨 소리, 코너에 몰려 있을 때 내지르는 욕설 그리고 불편함과 불쾌함을 표현하는 추임새 같은 것 들이야. 나는 엄마가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서 터져 나오는 불완전한 소란이 나와 내통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신경질이 나. 아마도 나에게도 엄마와 똑같은 것들일 거야. 목표한 작업이 성공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려움과 불안함. 그리고 돌발적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나약함. 불편함과 불쾌함을 해소할 수 없는 좌절감. 그 개별적인 어려움이 듬뿍 담긴 거친 추임새와 한숨으로 때론 폭력적인 행동의 소리로 들려오곤 하거든. 나 또한 그것들을 숨기고 있다가 공범에 의해 고스란히 발각된 것이고. 엄마랑 내가 하나의 낚싯줄에 걸린 것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드러난 것만 같아서 부끄러워 나는. 엄마를 따라나서고 싶지 않았는데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었으니까. 오늘도 내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것도 당연해. 내가 살고 있는 바다는 엄마가 살고 있었던 바다였을 테니까. 엄마 바다에서 나는 냄새와 소리들을 듣고 자랐으니까 나는. 그런데요 엄마! 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땅으로 나가고 싶어요! 단순히 엄마로 발신자가 찍힌 소리 때문은 아니야. 땅 위 삶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물속에서 사용하던 꼬리나 지느러미 말고 다리와 발로 내가 선택한 길을 걸어가고 싶어. 그리고 의미 없이 전달하는 신호음 같은 말 말고 나를 표현하는 언어를 말하고 싶어서야. 엄마로부터 유발되는 것으로 나에게 발현되는 현상들은 이제 수명을 다한 것 같아요. 그것들이 더 이상은 나를 성장시킬 수 없으니까. 그리고 내가 물 밖으로 나가면서 엄마 방울은 가지고 갈게요!! 내가 없으면 그 소리도 불필요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