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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세연 Jan 12. 2022

내가 멈추는 순간, 모든 게 뒤엉킬 것만 같았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낮에는 회사 다니고,

밤에는 글 쓰고강의하고,

뭘 하려고 내가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

내가 한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요즘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이다.

..


요즘은 가히 온라인 강의 홍수 시대이다.

나는 그 홍수들 틈에서 듣고 싶은 강의가 있어

밤 10시에 온라인으로 열리는 강의를 듣기 위해

10분 전쯤 미리 접속했다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들이었다.


음소거 및 비디오를 끈 상태로 접속한 덕분인지,

그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두 분은 나를 신경쓰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이야기를 하던 사람도, 듣던 사람도,


그러게요, 우린 왜 이러고 사는 걸까요?


라며 서로를 향해 헛웃음을 보였다.


그 사이 사람들이 접속하기 시작했고,

그 대화를 나누었던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진행자로,

한 사람은 강사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그 시간을 채워나갔다.


불과 5분전만 하더라도

그들은 지쳐보였다.

잠시 쉬어가야할 것 같았다.


막상 본 강의에 들어가자 그 둘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긍정에너지를 뿜어내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낮에는 회사 다니고,

밤에는 글 쓰고, 강의하고,

뭘 하려고 내가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요즘 내 마음 한쪽에 항상 묵직하게 있던 무거운 돌덩이 같은 생각들이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저렇게 강렬한 에너지를 뿜는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회사와 대학원을 병행하며,

책을 출간했을 때,

나와 다른 지붕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들 대단하다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냐고 물어왔지만,


내가 저런 일들을 병행하고 있을 때,

나와 한 지붕에 사는

우리 아이들은 내 주위를 끊임없이 맴돌았고,

아주 잠시 내가 쉬는 틈이라도 보이면,

실뜨개, 공기, 각종 보드게임 등등

뭐든 가져와서 함께 놀자고 보채고,

엄마 제발 일 좀 그만하라고 투정을 부렸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내 옆에 오지 않았다.

그저 엄마는 일하는 사람이라고 포기한 듯 보였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이들이 내곁에 오지 않았다는 것도

요즘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때는 몰랐다.


그 당시 나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쉬지 않고 

몰려오는 미션들을 쉬지 않고 쳐내야했다.


내가 멈추는 순간, 모든 게 뒤엉킬 것만 같았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모든 게 즐거웠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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