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멈추는 순간, 모든 게 뒤엉킬 것만 같았다.

by 권세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낮에는 회사 다니고,

밤에는 글 쓰고, 강의하고,

뭘 하려고 내가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

내가 한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요즘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이다.

..


요즘은 가히 온라인 강의 홍수 시대이다.

나는 그 홍수들 틈에서 듣고 싶은 강의가 있어

밤 10시에 온라인으로 열리는 강의를 듣기 위해

10분 전쯤 미리 접속했다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들이었다.


음소거 및 비디오를 끈 상태로 접속한 덕분인지,

그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두 분은 나를 신경쓰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이야기를 하던 사람도, 듣던 사람도,


그러게요, 우린 왜 이러고 사는 걸까요?


라며 서로를 향해 헛웃음을 보였다.


그 사이 사람들이 접속하기 시작했고,

그 대화를 나누었던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진행자로,

한 사람은 강사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그 시간을 채워나갔다.


불과 5분전만 하더라도

그들은 지쳐보였다.

잠시 쉬어가야할 것 같았다.


막상 본 강의에 들어가자 그 둘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긍정에너지를 뿜어내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낮에는 회사 다니고,

밤에는 글 쓰고, 강의하고,

뭘 하려고 내가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요즘 내 마음 한쪽에 항상 묵직하게 있던 무거운 돌덩이 같은 생각들이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저렇게 강렬한 에너지를 뿜는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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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회사와 대학원을 병행하며,

책을 출간했을 때,

나와 다른 지붕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들 대단하다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냐고 물어왔지만,


내가 저런 일들을 병행하고 있을 때,

나와 한 지붕에 사는

우리 아이들은 내 주위를 끊임없이 맴돌았고,

아주 잠시 내가 쉬는 틈이라도 보이면,

실뜨개, 공기, 각종 보드게임 등등

뭐든 가져와서 함께 놀자고 보채고,

엄마 제발 일 좀 그만하라고 투정을 부렸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내 옆에 오지 않았다.

그저 엄마는 일하는 사람이라고 포기한 듯 보였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이들이 내곁에 오지 않았다는 것도

요즘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때는 몰랐다.


그 당시 나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쉬지 않고

몰려오는 미션들을 쉬지 않고 쳐내야했다.


내가 멈추는 순간, 모든 게 뒤엉킬 것만 같았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모든 게 즐거웠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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