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inon 김승진 Aug 22. 2021
바다가 너를 닮았다.
가슴 덮은 먹구름 깨고
솟구친 응어리,
쏟아진 눈물 모서리에 베였다.
깨진 눈물들 그러모아
감싸 쥔 주먹,
눈가를 마저 훔치며 외친다.
햇살보다 포근할 바다야.
네 너른 품에 안길 수 없어서,
나는 이렇게밖에.
질끈 감고 던진다.
눈물 조각 뭉친
돌팔매.
난데없이 날아든
눈물 빛 돌멩이야.
너... 많이 아프구나. 토닥토닥.
던진 어깨 행여
삐끗하진 않았나.
손바닥에 생채기
덧나진 않았을까.
따뜻 바람 담아서
잔잔 파도 노래로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못된 마음도
보듬어 덮는
너님이
바다를 닮은 것이 아니라,
바다가 너님 맘
그대로 닮았어라.
제비
더는 부르지 못할 안녕으로
풀꽃 품에 잠든 여인아.
내 가장 아득한 기억의 끝.
해 질 녘 개울가 곁 동산에서 손 꼭 잡고,
다섯 살 아들에게 풀꽃 이름들 불러주던
아련한 그대 미소가,
다시
새벽이슬로 잠시 내려앉아
활짝 꽃잎
펼쳤나 보오.
먼저 피어났다 스러진 제 어미가 그리워
굽은 채 감은 눈을
뜨이려 다녀가신 게요.
내일 아침
또 오소.
그대 보고파 나
다시 눈감고 있을 테니.
애기똥풀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액체가 뭉쳐 있는 것이 꼭 노란 애기똥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영어로는 셀런다인(Celandine)이라고 하는데, 이는 제비를 뜻한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제비가 알에서 부화할 때 눈이 잘 뜨이지 않아 어미 제비가 애기똥풀의 노란 진액을 물어다 발라주어 눈을 뜨게 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속뜻은 ‘어머니가 몰래 주는 사랑’이다.
(출처: 야생화 백과사전 봄편, 저자 정연옥)
수요일 밤의 건배사
캔맥주를 물구나무 세우고 보니,
선명한 유통기한 숫자들.
넌, 네 끝이 언제인지를 아는구나.
모르는 나보다 어쩌면
더 오래 살 수도 있겠구나.
알아도 몰라도,
끝이 있는 모든 것들을 위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이 없는 어떤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별처럼,
언젠지 어딘지 모를
끝으로
향해 항해하는
별보다도
아름답게 빛나는
지금 + 여기를 위하여.
건배.
마을버스 막차
목덜미에 맺힌 땀방울들
기사복 깃을 적실 때,
알바 첫 출근 딸내미 염려로
가슴속은 더 젖는다.
과속방지턱 덜컹 에
출렁 휘청 넘어질 뻔
더위에 더 취해 얼굴 불콰한 할배가
뱉은 혼잣말 욕설은 귀로 삼켜
못 들은 척,
흰 장갑 오른손은 다시 기어를 올린다.
아스팔트 곳곳 패인 구불구불
시골 밤길 호젓해 정겹구나... 는
핸들 밥 먹기 전 얘기였지.
파스들 덕지덕지
운전대 쥔 왼팔 어깻죽지
오늘따라 더 아우성이네만,
막차 종점 거의 다 와,
쑥스럽게 건네는 캔커피 하나.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단골 여고생 맑은 목소리, 참 고마우면서도
얼추 나이 비슷하겠네.
이 녀석, 밥은 먹고 일하는 건가...
마음은 다시 아릿...
운전석만 아니라면
버스 좌석은 이리도 편하구나.
집까지는 55분.
쪽잠 청하며 감은 눈꺼풀 위로
위로 같은 식솔들 얼굴
희미하게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