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inon 김승진 Aug 23. 2021
잎사귀가 꽃잎에게
감히 다가가 닿을 수는 없었어도,
이렇게 가까이서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 이
좁은 가슴 터지도록 벅차올랐다.
바람결에 같이 춤추며 즐거웠고,
서로를 깨우며 맞던 찬란한 새벽, 그 모든
이슬과 햇살, 눈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너와 함께면 마음 환하고 따스해져
내 삶 너머에 있다는 그
한겨울도 버틸 것 같았는데,
맑고 상냥한 저 새소리,
거기에 담아 네게 건넬 시 한 자락
나 아직 못다 썼는데,
밤 소나기
세찬 빗방울에
훌쩍 떠나간
내 짝사랑아.
이 내 눈물 마를 무렵
너 진 자리에 맺힐 열매,
내 푸른 숨결로 감싸 지켜줄게.
스페어타이어
언젠가 그 어느 날에는
꼭
널 업어주고 싶어.
가을 숲에 잠긴 호젓한 길,
낙엽 밟고 산책하듯 달리면서
바람 소리에 덮여도 좋으니
나 나직이 이 마음 속삭일 테야.
하지만 그러려면
행여 네가 다치려나.
그건 절대 안 될 일.
꿈은 그냥 꿈으로만.
나 먼저 잘게.
널 안고 달리는 그 꿈속으로.
편백
잘리고 깎이는 아픔
채 멎기도 전에
조각되어 실렸던, 큰 배
닮은 노란 장난감에
잠겼다 흩어질 때 까르르
해처럼 터지는, 동심들
피어나 그리는 동심원
동그란 파장 잦아들면,
고단한 하루가 또 닫히는
불 꺼진 키즈카페.
비상구 창백한 불빛 아래로
떠오르는 어렴풋 그 기억은
아가들 젖내 스민 손때 위로
가물가물 스쳐가는 그때 내 살던
숲을 감싸던, 부서진 별빛의
조각(片)들 하얀(白) 가루. 추억하는
하얀 조각 내 이름은
편백(片白).
소나무
<바비킴 - 소나무>에 더하다.
한
영혼
뜨겁게
이세상을
흠뻑적시고
여기뿌리내렸다
하늘로뻗은가지로
못다이룬그꿈피어나
바람을찔러깨우는각성의
푸른
바늘
되어
살아숨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