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06

by rainon 김승진

잎사귀가 꽃잎에게


감히 다가가 닿을 수는 없었어도,


이렇게 가까이서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

좁은 가슴 터지도록 벅차올랐다.


바람결에 같이 춤추며 즐거웠고,

서로를 깨우며 맞던 찬란한 새벽, 그 모든

이슬과 햇살, 눈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너와 함께면 마음 환하고 따스해져

내 삶 너머에 있다는 그
한겨울도 버틸 것 같았는데,


맑고 상냥한 저 새소리,

거기에 담아 네게 건넬 시 한 자락

나 아직 못다 썼는데,


밤 소나기

세찬 빗방울에

훌쩍 떠나간

내 짝사랑아.


이 내 눈물 마를 무렵

너 진 자리에 맺힐 열매,

내 푸른 숨결로 감싸 지켜줄게.


스페어타이어


언젠가 그 어느 날에는

널 업어주고 싶어.


가을 숲에 잠긴 호젓한 길,

낙엽 밟고 산책하듯 달리면서

바람 소리에 덮여도 좋으니

나 나직이 이 마음 속삭일 테야.


하지만 그러려면

행여 네가 다치려나.


그건 절대 안 될 일.

꿈은 그냥 꿈으로만.


나 먼저 잘게.

널 안고 달리는 그 꿈속으로.


편백


잘리고 깎이는 아픔

채 멎기도 전에

조각되어 실렸던, 큰 배


닮은 노란 장난감에

잠겼다 흩어질 때 까르르

해처럼 터지는, 동심들


피어나 그리는 동심원

동그란 파장 잦아들면,

고단한 하루가 또 닫히는


불 꺼진 키즈카페.

비상구 창백한 불빛 아래로

떠오르는 어렴풋 그 기억은


아가들 젖내 스민 손때 위로

가물가물 스쳐가는 그때 내 살던

숲을 감싸던, 부서진 별빛의


조각(片)들 하얀(白) 가루. 추억하는

하얀 조각 내 이름은

편백(片白).


소나무

<바비킴 - 소나무>에 더하다.


영혼

뜨겁게

이세상을

흠뻑적시고

여기뿌리내렸다

하늘로뻗은가지로

못다이룬그꿈피어나

바람을찔러깨우는각성의

푸른

바늘

되어

살아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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